[명경대] ‘초코파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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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 과자, 인생 과자를 꼽으라고 하면 '초코파이'를 빼놓을 수 없다.
군대에서 훈련병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과자로 이름을 날렸고, 값비싼 케이크를 살 돈이 없는 청춘들이 초코파이에 성냥개비를 꽂고 생일 축하연을 마련한 소박한 추억도 아련하다.
영화에서도 '스타 과자'로 다뤄진 초코파이가 지금 전쟁이 한창인 러시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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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 과자, 인생 과자를 꼽으라고 하면 ‘초코파이’를 빼놓을 수 없다. 1974년에 국내에 처음 등장해 벌써 반세기가 넘은 레전드급 과자이다. 두 개의 동그란 비스킷 사이에 푹신 쫀득한 마시멜로를 듬뿍 넣고 초콜릿을 겉에 입혀 바삭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인기를 누린 세월만큼 추억과 화제도 많았다. 군대에서 훈련병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과자로 이름을 날렸고, 값비싼 케이크를 살 돈이 없는 청춘들이 초코파이에 성냥개비를 꽂고 생일 축하연을 마련한 소박한 추억도 아련하다. 과거 국군의 날 경축연에 대형 초코파이 케이크가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강원도 삼척의 경우에는 초코파이 생산 회사와 같은 그룹의 시멘트 회사가 일찍 터를 잡은 인연으로 인해 명절 때 초코파이 선물이 일종의 특권처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초코파이 앞에서는 이념의 장벽도 초콜릿처럼 녹아내렸다. 지난 2017년 판문점 JSA를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꼭 먹고 싶은 음식으로 초코파이를 꼽았고, 소식을 들은 제과 회사에서는 100박스를 병원 측에 무상 제공했다. 북한 군인이 초코파이에 열광하는 것은 영화 에피소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극중 북한군 중사로 나오는 배우 송강호가 초코파이를 한입 베어 물며 “우리 공화국에서는 왜 이런 걸 못 만드는지 몰라”라고 하자, 국군 병사인 배우 이병헌이 초코파이를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다며 귀순을 권유하는 장면이 재미를 더한다. 그 뒤 실제로 귀순한 북한 병사가 꼭 먹고 싶은 과자로 꼽았으니, 영화가 현실이 된 셈이다.
영화에서도 ‘스타 과자’로 다뤄진 초코파이가 지금 전쟁이 한창인 러시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단다. 업계의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성장하고 있고,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더 달라고 아우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니 거의 국민 과자급 대우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1년 넘게 용병 역할을 하고 있는 가련한 북한 병사들도 한국 산(産) 초코파이를 마음껏 먹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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