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난맥상〉광주만 더딘 도시철도…대구·대전과 '격차만'

정성현 기자 2025. 12.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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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지자체 1호선 개통 시기 '비슷'
대구 3호선 운행…대전 2호선 순항
광주 2호선, 민선6기 재검토로 지연
사업비 1조4천억 상승…재정 부담만
개통시기도 불투명…민선8기 뒷감당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인 지난 10월 21일 광주 남구 백운사거리 일대에서 공사로 인한 차로 축소와 차량 통제로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판영석 인턴기자

도시철도 1호선 개통 시기가 비슷했던 광주·대구·대전.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세 도시의 교통 지형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대구는 3개 노선과 광역철도를 확보하며 도시권을 넓혔고, 대전도 잇단 논란 끝에 2호선 노면전차(트램) 공사를 본궤도에 올려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광주는 2호선 공사가 지연되며 두 번째 노선조차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정책 혼선과 판단 지연이 불러온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세 도시의 출발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 1호선은 지난 1996년 착공해 2008년 전 구간 개통했다. 대구(1997~1998년), 대전(2006~2007년)과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초기 여건은 오히려 광주가 나았다. 1호선 비용 대비 편익(B/C)은 1.34로 기준치(1.0)를 넘겼고, 2호선 기본계획 승인(2002년)도 대전보다 빨랐다.

하지만 '실행력'에서 흐름이 갈렸다. 대구는 1호선 초기 B/C 0.67로 '사업성 부족' 판정을 받았음에도 추진을 멈추지 않았다. 안전성 논란과 수요 부족 지적도 있었지만,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가 정부를 설득하며 2·3호선을 연이어 완공했다. 최근에는 구미·경산을 잇는 광역철도가 더해지며 도시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2호선은 당초 지난 2012년 고가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나, 사업성 논란과 도시 경관 우려가 제기되면서 2014년 트램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후 재설계와 행정 절차로 시간이 지체됐지만, 논란을 매듭짓고 방침이 확정된 뒤에는 행정력을 집중해 지난해 착공에 성공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인 지난 10월 22일 광주 북구 중흥동 공사장 인근 한 건물에 '건물붕괴·통행주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근 도로는 노면이 균열과 단차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면이 바뀐 건 광주의 '정책 혼선' 탓이었다. 민선 6기(2014년) 출범 직후 선언된 '원점 재검토'는 사업을 출발점으로 되돌렸다. 시민단체는 "지방비 부담률 40%(약 8000억원)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중단을 요구했고, 시의회는 "도시계획 혼란이 더 크다"며 반대했다. 공법과 노선까지 원점에서 다시 논의, 중재해야 할 행정은 공론화만 거듭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뒤늦게 원안 추진으로 돌아섰지만 대가는 컸다. 1일 광주시도시철도 자료에 따르면 2호선 총사업비는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1조 7394억원에서 올해 기준 3조 1993억원으로 84% 증가했다. 설계 기준 강화와 물가 상승도 있었지만, 정책 지연이 키운 '지각비'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부 공구는 지반 문제와 민원 대응까지 겹치며 추가 증액 가능성도 있다.

현재 광주는 사실상 도시철도 1개 노선에 의존하고 있다. 2호선 1단계(시청~광주역)는 2027년 개통 목표이지만 공정 지연으로 확답하기 어렵고, 2단계(광주역~시청) 역시 2030년 개통 계획 준수 여부가 불확실하다. 3단계(백운광장~효천역)는 대통령 공약임에도 불구, 여전히 '추가 검토' 단계다.

지역 사회에서는 "대구·대전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갔다면, 광주는 스스로 멈춰 섰다"는 자조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광주시의원은 "광주는 이미 1호선 수요 예측 실패를 경험했다"며 "2호선까지 좌초될 경우 행정 신뢰 붕괴와 도시경쟁력 추락이라는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하철 2호선 노선도. 광주도시철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