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난맥상〉민선 4~8기 동안 1개 노선도 정리 못해

정상아 기자 2025. 12.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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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 부재·시민단체 반발에 위축
단체장 교체시 중단·재검토 반복
시민참여단 숙의 끝 2019년 착공
계속된 착공 지연…시민 신뢰 추락
지하철 2호선 노선도. 광주도시철도 제공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1994년 첫 논의 이후 20여년 넘게 표류해 온 대표적 장기 숙원사업이다. 1호선과 함께 정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노선·방식 논란과 단체장 교체마다 이어진 정책 뒤집기로 계획은 수차례 중단과 재검토를 반복했다. 잦은 백지화 논란 끝에 시민참여 공론화까지 거쳐 2019년에야 첫 삽을 떴고, 현재 1단계 구간은 2027년 말 개통을 목표로 마무리 공정을 밟고 있다.

초기 구상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 1994년 승인된 계획은 남구 진월동~북구 문흥동을 잇는 13㎞ 남북선 중전철이었다. 그러나 수혜 인구가 적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으로 곧 폐기됐다. 이후 폐선부지를 활용한 저비용 순환선 구상도 전력 레일 노출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되며 무산됐다.

2002년에는 27.4㎞ 지상고가 순환형 경전철이 기본계획으로 수립됐지만, 건설비 부담과 미관 훼손, 소음 논란이 겹치며 백지화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총연장도 22㎞에서 41.7㎞로 요동치며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전환점은 2010년 강운태 시장 취임 이후 나왔다. 광주시는 기존 소순환선 대신 첨단·수완을 아우르는 41.7㎞ '확대 순환선'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1년 국토부 승인으로 기본 틀을 확정했다. 그러나 전남대 미경유 문제, 수완지구 경유 요구 등이 이어지며 노선 조정은 계속됐다.

2013년엔 지상고가 대신 저심도 지하 방식으로 전환하며 총연장은 41.9㎞로 늘었고, 기아챔피언스필드·터미널·광주역·시청 등을 잇는 지선도 포함됐다. 하지만 2014년 윤장현 시장 취임 직후 재검토 선언이 나오면서 백지화 논란이 재점화됐다. 시민단체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중단을 요구했고 시의회는 추진을 주문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2015년에는 국토부·기재부가 지선의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설치를 불허해 지선1·2 모두 무산됐다. 이후 착공비 산정 오류로 3000억~4000억원의 추가 사업비가 발생했고, 광주시는 △원안(지하 중심) △지하+노면 혼합형 △트램 △모노레일+노면 조합형 △원안 유지형 등 5가지 대안을 놓고 재검토해야 했다. 결국 2016년 저심도 중심의 원안으로 돌아가며 논란은 이어졌다.

민선 7기 이용섭 시장은 시민참여형 공론화 방식을 도입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시민참여단 250명이 숙의 과정을 거쳐 찬성 78.6% 권고안을 도출했고, 2018년 10월 갈등은 공식적으로 정리됐다. 이듬해 2019년 2호선 공사는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전체 구간은 유촌동~중흥동 37㎞, 38개 역사가 들어선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애초 예상했던 완공시기가 크게 벗어나면서 지하철 2호선 공사는 지연을 거듭했다. 이용섭 시장 시절 2호선 개통 시기(1단계 구간 2023년, 2단계 구간 2024년, 3단계 구간 2025년)에 대한 목표를 세웠지만 임기 말 완공 지연이 불가피, 선거 앞두고 쉬쉬했다는 민선8기 인수위원회의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전 시장은 "민선 6기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공기 산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며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검토 후에 가능한 개통 시기를 대책과 함께 발표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인수위의 지적대로 1·2단계 개통 지연과 3단계 추진 불투명은 현실화가 됐다.

결국 민선 8기 강기정 시장 취임이후 수면아래에 있던 지하철 2호선 공사 지연 사태가 밀물처럼 밀려들며 완공시기 번복에 번복을 거듭했다.

착공 당시 2023년으로 계획됐던 2호선 1단계 개통 시기는 2026년으로 조정 후 2027년으로 한 차례 더 지연됐다.

현재는 1단계 총 토목공정률은 90%를 넘겼으며 2026년 말 완공 후 1년간 시운전을 거쳐 2027년 말 개통될 계정이다.

2단계(광주역~수완~시청·20㎞) 사업도 난공사 구간인 7·10·13공구 공사가 지지부진하며 개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5차례 유찰된 7·10공구는 터널 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해 내년 3월까지 재입찰을 추진 중이며, 시공 불가 판단이 나온 13공구는 공법 변경이나 노선 변경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2024년에서 2029년으로 조정 후 2030년으로 연기됐던 개통 일정 역시 다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민원도 폭증했다. 교통·안전 등 생활 불편 문제는 민선 8기 광주시 행정에 대한 원성으로 이어졌다. 1단계(시청~광주역)는 지장물·암반 발견 등으로 일정 지연과 민원 3566건(2019년1월~올해 8월)이 발생하는 등 진통이 있었다.

광주 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7·10공구는 공법 변경을 통한 재입찰을 추진 중이며, 13공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종합 검토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해 공사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