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양양’ 본 원민경 “저희가 지키지 못한 여성들 만난 것 같아”

고나린 기자 2025. 12. 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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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사회 구조에서 여성이 겪은 차별과 교제폭력의 역사를 다룬 영화 '양양'을 연출한 양주연 감독은 1일 이렇게 말했다.

양 감독은 "영화 안에서 고모가 살았던 시대의 차별은 좀 더 직접적 차별이었다면, 제가 첫째 딸로서, 양씨 집안 여성으로서 마주했던 일상에서의 차별은 설명하기 힘든 순간이 많이 있었다"며 "존재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차별들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어서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갖고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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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 ‘양양’ 상영회 열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광화문에서 영화 ‘양양’을 연출한 양주연 감독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영화 ‘양양’에서 ‘시끄러운 가족’을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요. 성평등한 세상도 시끄럽고, 모두가 각자의 이름으로 불리고, 존중받는 사회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가부장적 사회 구조에서 여성이 겪은 차별과 교제폭력의 역사를 다룬 영화 ‘양양’을 연출한 양주연 감독은 1일 이렇게 말했다. 여성폭력 추방주간이기도 한 이날, 성평등가족부는 직원 7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광화문에서 ‘양양’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 ‘양양’은 스스로 세상을 떠난 양 감독의 고모 양지영을 소재로 그가 7년간 만든 다큐멘터리다. 2015년 겨울 대학 졸업을 앞둔 양 감독은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전화 속 술 취한 아버지의 말에 고모의 존재를 처음 안 뒤, 화목한 줄만 알았던 가족의 비밀을 발견한다. 양 감독은 고모의 흔적을 찾아 나서며 의도치 않게 ‘교제폭력’이라는 동시대적 문제와 가부장적 사회에서 본인 역시 ‘장녀’로 살며 겪은 차별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양 감독의 고모인 양지영은 주체적이고 총명한 여성이었으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반대로 서울로 대학 가는 것을 포기했고, 대학 시절 교제한 연인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별을 고했지만 연인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양’에는 가부장제의 민낯과 함께 기록되지 못한 채 지워진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날 상영회에선, ‘고모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성들의 이야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내레이션을 끝으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영화가 끝나고 “저희가 지키지 못했던 많은 여성들을 감독님을 통해 만난 것 같아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양 감독은 “영화 안에서 고모가 살았던 시대의 차별은 좀 더 직접적 차별이었다면, 제가 첫째 딸로서, 양씨 집안 여성으로서 마주했던 일상에서의 차별은 설명하기 힘든 순간이 많이 있었다”며 “존재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차별들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어서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갖고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각자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회가 성평등 사회”라는 말도 덧붙였다.

원 장관은 “어디에선가 성차별로, 또 다른 폭력 속에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점점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성평등가족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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