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측 "원본영상-통화내용 내라" TV조선 "성추행 피해자 대화 공개하라니"
여성단체 "배신감과 분노" 국민의힘 "전형적 2차 가해"
장경태 "추행없다 밝힌 것, 왜곡보도 휘말리지 않고 진실 밝힐 것"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인단이 국회 비서관 성추행 의혹 보도와 관련해 TV조선에 영상 원본자료와 고소인(피해자)-기자 통화내용을 제출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TV조선은 미디어오늘에 취재원 통화내용도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어떻게 성추행 피해자 대화를 공개하라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여성단체가 장 의원이 이번 사건을 데이트폭력으로 규정하고 피해자를 향해 무고라고 한 것을 2차 가해라고 비판하자 장 의원은 미디어오늘에 추행이 없었다는 것을 밝힌 것 뿐이라며 왜곡보도에 휘말리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장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경태 변호인단' 명의로 “TV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가공되지 않은 원본 전체 영상'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썼다. 장 의원 변호인단이 요구한 영상은 △지난달 27일자 TV조선 뉴스9의 최초 보도 영상 중 여성의 팔 부위에 모자이크가 처리된 장면의 모자이크가 완전히 제거된 원본 영상 △같은달 28일 같은 방송에서 영상을 확대 편집해 마치 왼손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 장면의 확대 전 원본 영상 △같은달 29일자 같은 방송 보도 중 피해여성 A씨가 말했다고 TV조선이 자막 처리한 내용에 관하여 알아듣지 못하도록 음성을 변조한 부분 일체를 포함한 모든 원본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원본 영상 등이다.
장 의원 변호인단은 “최초 고소인과 접촉한 황모 기자와 고소인 간의 모든 통화 내용”도 제출해달라면서 “위 자료는 TV조선 보도 내용에 대한 실체적 진실 확인에 필수이다. 최소한의 검증 책임을 다하리라 기대하며, 신속한 제출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정훈 TV조선 정치부장은 1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 메신저 답변에서 “저거(영상 원본)는 이미 피해자가 경찰에 원본을 제출했다”며 “의미 없는 주장으로 보인다. 관련 보도도 이미 나와있다”라고 반박했다. 신 부장은 기자와 고소인간 모든 통화내용 제출 요구를 두고 “취재원과의 대화 등 언론사 취재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는 걸 모든 언론사가 원칙으로 삼고 있다”라며 “하물며 성추행 피해자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라니요”라고 반문했다.
앞서 장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추행은 없었다. 이 사건은 '데이트폭력' 사건이다. 남친이란 자의 폭언과 폭력에 동석자 모두 피해자이자, 일부 왜곡보도로 사안이 변질됐다. 무고와 데이트폭력은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에 TV조선은 같은 날 저녁 '뉴스7'에서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성추행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TV조선에 전했다”라고 보도한 뒤 장 의원 주장대로 데이트폭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남자친구가 장 의원의 성추행 현장을 목격한 만큼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였지만, 폭력은 없었다”라고 피해자가 반박했다고 전했다.
한편, 장 의원의 대응이 2차 가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허명)는 1일 성명에서 성추행 보도를 두고 “장 의원의 성추행 보도를 접하며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라며 “국회의원이 우월한 지위에서 보좌관의 인격권을 무시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가해자는 일단 부인하고, 가해자의 주변 인물들이 나서 오히려 피해자를 역공격하며, 2차 피해를 주는 나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이날 논평에서 “장 의원이 공개적으로 국회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이자 고소인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언급하였고, 피해자 지인 정보를 공개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이 사건을 제3자의 '데이트폭력' 문제로 규정해 피해자의 신뢰성과 평판을 훼손하는 전형적인 2차 가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에서 장 의원의 반박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는 작태야말로 파렴치한 2차 가해의 전형”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장경태 의원은 이날 오후 보좌진을 통해 미디어오늘에 보낸 SNS메신저 답변에서 “여협(여성단체협의회), 여성넷(여성네트워크)은 데이트폭력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되묻고 싶다”라고 밝혔으며 “저는 자료를 토대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최소한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시 추행이 없었다는 점과, 폭언·불법촬영·데이트폭력이 수사로 곧 확인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정치적 프레임이나 왜곡된 보도에 휘말리지 않고, 모든 사실은 앞으로 수사절차에 따라 명확히 규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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