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윤석열, 국회 월담 의원들 ‘다 잡아라, 체포하라’ 지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3 불법계엄 선포 당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월담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1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조 청장의 아내 윤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조 청장은 계엄 선포 직후인 12월3일 밤 11시15분부터 한 시간 동안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6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처음엔 (윤 전 대통령이) ‘국회를 통제하라’고 해서 ‘법률 근거가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는 국회로 월담하는 의원에 대해 ‘다 잡아라, 체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당시 방첩사의 체포조 지원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국회로 들어가는 의원들 체포하라’고 지시했는데, 제가 무시했다”며 “그런데 다른 기관에서 지시한 것에 협조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이어진 이 전 장관과의 통화에선 당시 경찰 상황을 공유했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은 “국회 쪽에 사람이 몰려 국회에 6개 중대를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는 정도였다”며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에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선에서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회에 경력을 배치한 이유에 대해선 ‘질서 유지 차원’이었다고 했다. 조 청장은 “국회 통제를 위해 경력을 배치했다면 (기동대) 70개 이상을 배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계엄 선포 전 삼청동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는 말을 들은 상황도 진술했다. 그는 박종준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안가로 갔는데, 그곳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먼저 도착한 상태였다고 한다.
조 청장은 “‘경찰 독려 만찬을 하나보다’ 하고 들어갔는데 음식 준비도 안 돼 있었다”며 “의자에 엉덩이 붙이기 무섭게 윤 전 대통령이 격앙된 투로 시국에 대한 불만을 말했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겠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찰이 잘해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 뒤 김 전 장관으로부터 시간과 국가기관 등이 적힌 A4 문건을 전달받았다고도 말했다. 조 청장은 문건에 대해 “공식적인 문서라고 하기엔 다소 조잡한 수준이었다”며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이런 게 있었고, 그 밑엔 단순히 정리된 메모 형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건에 기재된 기관들에 경찰을 출동시키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가’라는 특검 측 질문에 조 청장은 “그런 얘긴 없었다”고 답했다.
조 청장의 아내 윤씨는 조 청장이 받아 온 문건을 본 뒤 “(조 청장에게) ‘갖고 있지 말고 찢어버리는 게 낫겠다’고 얘기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윤씨는 “남편 건강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여러 일에 관여가 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합적으로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조 청장도 “집사람이 부정적으로 얘기하면서 찢어버리라고 해 ‘알았다’고 하면서 찢어서 휴지통에 버렸다”고 말했다. 조 청장과 윤씨 모두 이 문건에서 ‘단전·단수’ 등 용어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조 청장은 계엄이 해제된 후 열린 12월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 함께 출석한 이 전 장관이 자신에게 ‘바쁘시더라, 누구랑 통화했느냐’고 물었다고도 말했다. 조 청장은 당시 이 전 장관에게 책상 밑으로 엄지를 들어 보이며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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