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 정말 속 시원합니까…겨울철 찬음료 마시면 생기는 일

김은진 기자 2025. 12.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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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떨어지며 갈증 해소 착각 일으켜
수분 흡수 줄고 소화 기능 약화될수도
자율신경 안정에는 '루이보스차' 도움
위장 부담 줄이는 보리차도 좋은 대안
겨울철 찬 음료는 순간적으로 시원함을 줄 수 있지만 비위의 기능을 약하게 해 몸을 더 차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미리캔버스

30대 워킹맘 정다연씨는 한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 속에서 열이 나는 느낌을 시원하게 하고 싶어서다. 40대 회사원 안석기씨도 아무리 추워도 항상 손에는 아이스 커피가 들려있다. 얼죽아(얼어죽어도 아메리카노)란 말이 익숙할 정도로, 겨울에도 찬 음료를 고집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겨울철 찬 음료는 여름철 더위를 가시게 하는 찬 음료의 의미와는 다르다. 몸에 열이 찼다, 덥다는 느낌을 해소하고 싶은 것이다. 정말 한겨울 찬 음료는 속을 시원하게 해줄까.

우리는 찬 음료를 한 두 모금 마시면 갈증이 싹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조자연 금호 한의원 대표원장은 “찬 음료를 마시면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자율신경이 둔해져 갈증이 줄어든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찬 음료는 위장 혈류를 감소시켜 수분 흡수가 오히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도 속이 덥고 답답하게 느끼는 사람은 실제 위장에 열이 쌓인 상태이기보다 스트레스와 식습관, 카페인 등의 영향으로 자율신경이 예민해질 때 나타나는 체감 증상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화력이 약하거나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조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이러한 증상은 순환이 막혀 생기는 ‘울열(鬱熱)’로 본다. 울열 상태에서 찬 음료는 순간적으로 시원함을 줄 수 있지만 비위의 기능을 약하게 해 몸을 더 차게 한다”고 충고했다. 

찬 음료를 마시면 위와 장이 급격하게 수축하며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소화기관 온도가 내려가면 소화효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소장에서 장시간 머무르면서 방귀가 나오고 속이 더부룩한 복부팽만,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찬 음료를 마시면 위와 장이 급격하게 수축하며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또 역류성 식도염, 만성 위장염을 앓고 있다면 찬 음료를 되도록 마시지 말아야 한다. 위 점막이 손상된 상태에서 찬 음료나 아이스 커피가 식도나 위 등에 자극을 줘 설사나 복통을 유발하고 위장기능을 장기적으로 저하할 수 있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위산 분비량을 늘려 역류를 일으키므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더더욱 ‘얼죽아’를 피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다면 찬 음료를 즐겨 마시는 영향이 있진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찬 음료가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기질적 원인 없이 배변 양상이 변화하거나 복통, 복부 불편감 등이 발생하는 기능성 위장 질환이다. 소화기 질환 중 전체 인구의 7~15%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찬 음료가 근본적으로 위장 기능을 약하게 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조 원장은 “겨울철 찬 음료 먹는 습관이 반복되면 ‘비위의 양기(陽氣)’가 약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냉증이 심해지며 여성의 경우 생리통과 생리불순, 전반적으로 쉽게 피로해지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속이 답답하고 덥다고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스트레스나 순환 정체로 인해 생기는 체감적 열감, 즉 울열이다. 이 경우 얼음 음료보다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차가 훨씬 도움이 된다. 따뜻한 음료는 긴장을 풀어주고 순환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특히 따뜻한 차 중에서는 자율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루이보스차, 스트레스성 열감을 완화해주는 카모마일, 위장 부담을 최소화해주는 보리차가 ‘겨울철 얼죽아’의 좋은 대체 음료다.

조 원장은 “속이 덥고 답답할 때 1~2분간 깊은 복식호흡으로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카페인과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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