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 부화뇌동한 경찰의 사과, 제도 개혁 뒷받침돼야

2025. 12. 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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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불법 비상계엄 당시 경찰의 국헌 문란 행위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일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해 12월3일 밤 경찰은 국회 주변에서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했다”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일상을 위협한 위헌·위법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불법계엄 1년을 앞두고, 내란에 부화뇌동한 경찰의 첫 공식 사과다.

유 대행은 “일부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경찰이 위헌적 비상계엄에 동원됐다”며 “경찰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잊지 않고, 경찰 활동 전반에 시민에 의한 통제 장치를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되는 건 경찰 수뇌부 책임으로만 넘길 게 아니라 다시는 위법·부당한 지시가 그대로 여과 없이 전달돼 실행되지 않도록 철저하고 민주적인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날 밤, 윤석열의 기습적인 계엄 선포에 국회 앞은 국회의원들과 시민·학생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국민 편이 아니었다.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로부터 국회 통제 등을 지시받고, 친위 쿠데타에 가담했다. 경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계엄 해제를 의결하려는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출동해 계엄군의 전산자료 탈취 시도를 돕기도 했다. 치안 유지나 재난 대응을 위해 상명하복이 중요한 경찰 업무의 특성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경찰은 내란 동조 행위에 더 치열하게 반성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찰은 일촉즉발 상황이라도 무도한 권력으로부터의 헌정 수호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경찰청장부터 말단 순경까지 ‘제복 입은 시민’이 지켜야 할 의무이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가 골자인 개정 정부조직법이 내년 10월 시행되면 경찰 권한은 막강해진다. 경찰은 국민 신뢰를 상실해 존폐의 갈림길에 몰린 검찰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수사 실력을 키워 시민의 일상을 수호하는 유능한 ‘민생 경찰’이 돼야 한다. 전화금융사기나 교제폭력 같은 악질 범죄는 끝까지 추적하고, ‘3대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윤석열·김건희의 남은 비위 사건 수사도 완료해야 한다. 박종철 고문치사나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에서 보듯 경찰이 권력의 편에 서면 인권은 유린당하고 민주주의는 퇴보한다. 이재명 정부도 경찰이 명실상부한 민중의 지팡이가 될 수 있도록 중립성을 보장하고 전문성을 높여가야 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을 통제한 경찰의 행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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