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선발 투수가 갑자기 튀어 나왔다? 명품 투수 코치 의외의 제안, 신의 한 수 될까

김태우 기자 2025. 12. 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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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로 전향해 2026년 시즌을 정조준하고 있는 파이어볼러 조요한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발로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지난 10월 SSG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온 우완 파이어볼러 조요한(25)은 두 귀를 의심했다. 지금껏 자신이 프로에서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해 본 적은 사실 별로 없었다. 제대와 팔꿈치 수술 재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선발로 준비한 적이 없었다. 시속 150㎞대 중반을 던지는 빠른 공을 바탕으로 필승조로 올라가겠다는 게 조요한의 솔직한 속내였다. 그런데 경헌호 투수 코치는 ‘선발’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시즌 막판부터 이야기가 된 것도 아니었다. 선수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조요한은 “나도 여기(가고시마)에 와서 (구단의 구상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면서 “경 코치님께서 중간을 계속 하다 선발로 가는 것은 어렵지만, 선발을 하다가 중간에 가는 것은 편하니까 일단 선발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셨다. 커브를 활용하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 하셔서 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군 복무를 했고,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예상보다 재활을 길게 한 조요한이다. 2024년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재활이 길어지는 통에 2025년에도 시즌 막판 퓨처스리그에서 겨우 2경기를 뛴 게 전부였다. 선발로 뛴 마지막 경기가 언제인지 기억을 한참 더듬어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제안을 듣고 나서 의지가 솟구쳤다. 따지고 보면 남들은 원해도 대기를 못하는 게 선발이다. 당연히 욕심이 났다.

2021년 팀의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조요한은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1군 6경기에 나갔다. 6경기 출전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출전한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덕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속을 찍은 선수였다. 스피드건 뻥튀기도 아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조요한은 최고 시속 155.2㎞의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2.8㎞에 이르렀다. 이는 파이어볼러들이 대거 등장한 지금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치다.

▲ SSG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군 문제까지 해결한 조요한이 선발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SG랜더스

그런 조요한은 구속 욕심보다는 선발로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토대를 쌓는 중이다. 11월 끝난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는 불펜에서 한 번에 120개까지 공을 던졌다. 조요한은 “불펜 120구는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 해보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비시즌 때 투구 개수도 계속 유지하면서 운동도 해야 할 것 같고, 선발을 하게 되면 다른 친구들한테도 도움도 많이 받고 자문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불펜과 선발은 완전히 다르다. 불펜에서는 때로는 빠른 공 하나로도 자신의 임무를 다할 수 있다. 하지만 5이닝 이상을 던져야 하는 선발은 빠른 공 하나로는 힘들다. 경헌호 코치가 주목하는 것은 커브다. 커브의 각이 상당히 좋고 힘 있게 떨어진다는 호평은 경 코치는 물론 이숭용 SSG 감독도 인정하는 바다. 여기에 포심과 투심을 모두 던질 수 있다. 경 코치의 주도 하에 투구 폼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다소 꼿꼿이 서서 던진다는 느낌을 줬다면, 지금은 익스텐션을 거의 20㎝ 늘리면서 하체의 힘을 더 싣고 있다. 밸런스가 잘 완성된다면 제구력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조요한은 “커브가 생각보다 좋다고 하시고, 투심 그립도 알려주셔서 그 그립으로 계속 던져보고 있다”면서 “피칭의 양을 계속 늘려갈 생각이다. 힘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와 떨어졌을 때 얻어가는 게 다르다고 느낀다. 개수를 많이 가져갔을 때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충분히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집중해서 최대한 구위를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요한은 익스텐션을 넓히는 동시에 투심과 커브를 집중적으로 가다듬으며 호평을 받았다 ⓒSSG랜더스

올해 최고 151㎞까지 던졌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직 100%가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에 구속은 충분히 더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언제든지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은 선발이 나올 수 있다. 이숭용 감독도 “조요한은 선발로 준비를 시킬 생각”이라면서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꾸준하게 실험을 거칠 뜻을 드러냈다. 일단 빠른 공을 가졌고 군 문제도 해결한 20대 중반의 자원인 만큼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미래 퍼즐로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많아봐야 50~60구에서 끝났던 불펜 피칭이 그 두 배로 늘었다. 힘들 법도 하지만 어쩌면 많이 던지면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으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복귀가 차일피일 밀렸다. 거의 1년 6개월은 수술과 재활에만 매진했다고 봐야 한다. 조요한은 “바로 수술을 해서 현장에서 벗어난 기간이 너무 길었다.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내년에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 변신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50km 이상을 언제든지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조요한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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