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발목 잡는 52시간제"...K-반도체, 글로벌 격차 벌어진다
韓은 제도적 유연성 부족 지적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유연성 부족으로 전략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지분 투자와 공적 자금 투입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는 사이, 국내에서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에서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예외 조항이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회와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통상 반도체 R&D 프로젝트는 8개~1년 이상 소요되지만 현행 탄력근로제는 최대 6개월 단위로만 허용돼 산업 현장과 제도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회로 설계와 수율 확보 등에서 속도가 중요한 반도체 공정 특성상, 연속적인 근무 환경이 필수임에도 이를 뒷받침할 법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당초 '연봉 1억원 이상 고숙련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두는 조항을 발의했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해당 내용은 제외됐다. 대신 여야는 "반도체 산업계의 R&D 현실을 고려해 근로시간 등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법안을 연내 처리하는 데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인텔 지분 9.9%를 직접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일본은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약 27조원(약 2조9000억엔)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가 직접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 리스크를 감수하며 R&D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인재 확보와 함께 수십조원 규모의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지난 2023년 28조3528억원에서 지난해 35조21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3·4분기까지 26조8881억원이 집행됐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32조7657억원에서 66조1930억원으로 R&D 투자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렸고 올해 3·4분기까지 64조3200억원을 투입해 이미 지난해 수준에 육박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박홍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선임하며 AI센터 산하로 이관했던 AI랩을 다시 독립 조직으로 복원하는 등 R&D 조직 개편에 나섰다. DS부문의 핵심 연구조직인 SAIT는 기존 '센터 체제'에서 '랩 체제'로 전환해 연구 성과의 사업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업계는 R&D 연속성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가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발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제도적 장벽을 허물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어느 업종이든 연구개발 과정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며 "반도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법 전반에서 52시간 예외 조항 도입을 폭넓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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