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락도 피싱 의심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만든 '불신 사회'

노경민 2025. 12.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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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OO경찰서 모 경위'라고 소개한 B씨가 대뜸 휴대전화 도난 관련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던 A씨로서는 보이스 피싱임을 확신할 수밖에 없었고, 경찰서에도 가지 않았다.

다음날 A씨는 '031' 경찰서 번호로 연락이 온 뒤에서야 경찰서에 직접 가 피싱이 아닌 경찰 전화인 사실을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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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쿠팡 등 개인정보 유출 빈번
보이스피싱·공공기관 연락 혼선 심각
경찰서 출석 요구 못 믿어 협조 거부
정상적 기관 연락도 의심 '소통 장애'
정부, 쿠팡 유출 2차 피해 예방 당부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을 'OO경찰서 모 경위'라고 소개한 B씨가 대뜸 휴대전화 도난 관련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던 A씨로서는 보이스 피싱임을 확신할 수밖에 없었고, 경찰서에도 가지 않았다. 잠시 뒤 '언제쯤 오느냐'라는 내용의 문자가 연달아 왔지만, 주말에 발송된 연락이었던 터라 피싱이라는 믿음만 확고해졌다. 다음날 A씨는 '031' 경찰서 번호로 연락이 온 뒤에서야 경찰서에 직접 가 피싱이 아닌 경찰 전화인 사실을 알아차렸다.
보이스피싱 의심 이미지. 사진=중부포토DB

 SKT·KT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최근 쿠팡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더해 개인정보를 활용한 피싱 범죄가 극성을 부리면서 수사기관의 정상적인 연락마저 '불신'하는 부작용이 잇따른다.

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건·사고와 관련된 피의자나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하기 전 통상 전화를 통해 먼저 요청한다.

경기 지역의 경우 경찰서 연락이 올 경우 보통 '031' 번호가 휴대전화에 뜬다.

하지만 최근 '070'에서 일반 전화번호로 변작하는 피싱 수법이 고도화하는 등의 영향으로, 피싱이나 스팸으로 간주해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화를 안 받을 시 경찰은 문자를 통해 수사관 명함과 출석 요구서를 함께 보낸 뒤 상황을 설명한다.

대체로 이 단계에선 경찰임을 믿는 경우가 많지만, 혹시나 하는 의구심에 '경찰인 것을 확실히 증명해 달라'는 요구도 있다고 한다.

도내 한 교통경찰은 "요즘은 '031'로 전화를 걸면 피싱인 줄 알고, 아무리 경찰관이라 설명해도 그냥 끊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문자도 믿지 않으면 경찰관 신분임을 추정할 만한 사진을 촬영해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건과 관련이 없는 참고인이나 피해자에게 연락이 닿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가 없는 사이 벌어지는 '주정차 뺑소니'가 빈번한데, 사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여서 경찰이 전화를 걸어도 "경찰 연락받을 일이 없다"며 거부당하는 게 다반사다.

이번 쿠팡 개인정보 유출로 정부가 피싱·스미싱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한편, 여전히 활개를 치는 피싱 범죄로 인해 공공기관 등의 정상적인 소통까지 차단되는 부작용이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 경찰은 쿠팡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2차 피해 신고는 없다고 밝혔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사건 수사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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