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149년 만에…부산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돌파

"여행지를 조사할 때 부산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란 걸 알게 됐어요. 해변, 마을 등 모든 게 아름다웠어요."
지난달 23일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 만난 영국인 크리스티나는 부산을 찾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생애 첫 아시아 도시 여행에 앞서 여러 조사를 했다는 그녀는 부산에서 약 한 달을 지낼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이 그녀의 발길을 잡았는지 묻자 ' 친절'과 ' 안전', ' 편리'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요. 모두가 따뜻하고, 환영해 주는 느낌이에요. 음식도 정말 맛있고요. 전통적인 부산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았어요. 또 야간 산책을 좋아하는데, 밤에 나가서 불빛 구경하고 걸을 수 있는 게 정말 좋아요. 24시간 편의점이나 늦게까지 하는 고깃집이 있는 것도 정말 편리해요."
최근 부산에서는 여느 거리에서나 크리스티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만난다는 게 더는 특이한 일이 아닙니다.
■부산항 개항 149년 만의 성과…연말까지 최대 370만 명 기대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겼습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부산 방문 외국인 누적 관광객은 302만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876년 부산항이 개항하고 본격적으로 외국인들이 부산을 찾기 시작한 지 149년 만의 일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 월평균 30만 명가량 부산을 찾은 셈인데, 가을에 부산 불꽃축제 등 각종 대형 행사가 여럿 치러진 만큼 연말까지 최대 370만 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부산시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나서 요즘 거의 모든 행사 인사말로 외국인 방문객 300만 명 달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노인과 바다'의 도시, 외국인 관광객이 갖는 의미

'노인과 바다'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 중인 초고령 도시 부산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도시 상주인구가 320만 명 수준인 상황에서 이를 넘어설 유동 인구가 생겼다는 건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동진 경성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유동 인구의 증가는 활동적인 움직임이 많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미래 도시의 발전을 평가하는 기준은 유동 인구로 평가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정 국가에 쏠렸던 관광객 구성이 다양해진 점도 올해 부산 관광이 이룬 성과입니다. 그동안 부산은 일본인과 중국인이 주요 관광객이였습니다.
올해의 경우 지난 9월까지 집계에서 타이완 관광객이 약 18.9%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중국(16.3%), 일본(14.2%) 순이었습니다. 이어 유럽과 미주권에서 온 관광객은 12%에 달했는데, 국가별 비중이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과거 사드(THAAD) 배치가 불러온 중국 관광객 급감 사례에서처럼 정치나 외교 관련 사안에 따른 구조적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흐름과 지역 상생 이루어야

자연스레 이런 관광객 증가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일차적으로는 숙박업과 외식 등 서비스업이 그 수혜 대상입니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서비스업은 다양한 업종들이 모여서 하나의 관광 산업을 이루고 있는 복합 산업"이라며 "지역에 관광객이 와서 소비한다면 더 많은 파급 효과를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는 점은 분명 반길 만한 이야기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상당합니다. 관광객 증가를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만들어가야 하고 지역과의 상생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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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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