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주면 풀어줄게" 수상한 입금…'통장묶기' 당했다면?

박진호 기자 2025. 12. 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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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해당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해서다.

A씨는 지급정지를 해제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통장묶기 가해자로부터 협박도 받았다.

1일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통장묶기는 실제로 피싱 피해금이 입금되거나 피해금 입금이 이뤄졌다는 허위 신고를 매개로 이뤄지는 사기 수법이다.

통장이 묶인 피해자 중 일부는 가해자로부터 지급정지 해제 대가로 돈을 달라는 협박을 받는 등 2차 피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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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회초년생 A씨(24)는 3년 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현금 100만원을 입금받은 뒤 계좌가 묶였다. 누군가 해당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해서다. A씨는 지급정지를 해제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통장묶기 가해자로부터 협박도 받았다. 은행에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해 통장 거래를 정상화하기까지 두 달 넘게 걸렸다.

A씨 사례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통장 거래가 막히는 '통장묶기' 피해가 속출한다. 통장묶기는 피싱 피해금이 악용되기 때문에 '핑돈사기(피싱 피해금 사기)'라고도 불린다.

A씨측과 통장묶기 가해자 대화. /그래픽=김지영 기자.


1일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통장묶기는 실제로 피싱 피해금이 입금되거나 피해금 입금이 이뤄졌다는 허위 신고를 매개로 이뤄지는 사기 수법이다. 3~4년 전부터 법의 허점을 노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신고를 접수한 금융회사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즉시 해당 계좌를 동결한다는 점을 악용한다. 통장이 묶인 피해자 중 일부는 가해자로부터 지급정지 해제 대가로 돈을 달라는 협박을 받는 등 2차 피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통장묶기 의뢰를 받는 전문팀도 등장하는 등 범죄 수법이 고도화하고 있다. 이들은 의뢰자로부터 특정 통장을 묶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올해 8월 구독자 29만명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B씨가 통장묶기 피해를 입었다. B씨가 공개한 후원계좌로 모르는 사람이 수십만원을 입금했다. 직후 텔레그램 아이디로 추정되는 숫자와 영문 조합 이름으로 1원이 입금했다. 그는 "(해당 아이디로 연락하면) 협박을 유도해 돈을 편취하는 것이라고 한다"며 "계좌가 동결돼 물품조차 구매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통장묶기 당했다면 금융회사 '이의제기'가 최선
통장묶기를 당했다면 빠르게 금융회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피해금 편취 의도가 없다고 소명하면 지급정지가 해제되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협박 문자 등 객관적 자료를 준비해 소명해야 한다.

지급정지 해제는 금융회사의 피싱 피해자와 중재를 통해 이뤄진다. 협박범에게 돈을 준다고 지급정지가 해제되는 것도 아니다. 협박 메시지 등 객관적 자료가 없으면 이의제기가 수용되기 어렵다. 피해자에 따라 계좌 정상화까지 2~3주 정도가 걸리는데, 소명자료가 부족해 2차 이의제기까지 할 경우 2개월 넘게 걸리기도 한다.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센터 소장은 "지급정지 이후 거래내역을 다시 살펴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핸드폰 요금 납부나 급여 이체 등 생활 반응 흔적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급정지 악용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책을 고민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협박 문자 등 없이도 계좌 입출금 내역이나 패턴을 살펴 사후적으로 신속히 해제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금융회사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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