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권력형 성추행보다 더 악질적인 ‘조직적 2차 가해’

최미화 기자 2025. 12. 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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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발(發) 성추문 사건이 재발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완주 전 의원의 계보를 이어 이번에는 정청래 대표의 최측근이면서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이기도 한 장경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건의 초점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권력자의 성추행, 그리고 그 추잡한 행위를 덮기 위한 여러 압박과 협박' 여부이다.

진실 규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2차 가해'라는 폭력이 반복되는 민주당의 악습을 끊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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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 시사평론가
김경국 시사평론가

더불어민주당발(發) 성추문 사건이 재발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완주 전 의원의 계보를 이어 이번에는 정청래 대표의 최측근이면서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이기도 한 장경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장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 식당에서 다른 의원실 국회 보좌진들의 회식자리에 합류했다가 한 여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으로 고소당했다. 피해여성의 남자친구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고소인은 몸이 흔들릴 정도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아니 왜 거기에..."라면서 거부하는 목소리도 녹음돼있다. 남자 친구가 장 의원의 뒷목덜미를 잡고 있는 장면도 나온다.

이쯤되면 변명의 여지가 없겠다 싶었다. 하지만 장 의원은 SNS를 통해 "동의없는 촬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명백한 무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더니 변호사를 대동하고 국회 소통관에 나타나 "사건의 본질은 데이트 폭력"이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성추행 고소사건의 본질이 왜 갑자기 데이트 폭력이 됐을까.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성추행이 아니라 제3자의 데이트폭력이라고 주장하고 자기는 빠지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를 대동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성추행 의혹을 '데이트 폭력'으로 둔갑시키는 장면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민주당은 성폭력 또는 성추행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가해자를 감싸고, 피해자를 몰아붙이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박원순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이라 칭하며 2차 가해를 주도했던 것도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었다. 안희정 사건 때 "지가 좋아서 한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던 것도 같은 집단이다. 이번에도 그 악습은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보좌진은 피해여성이 장 의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가짜 사진'을 퍼뜨리며 "고소해버리자"는 글을 게시했다. 민주당 부대변인은 "내란 세력들에게 장경태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정치 공작에 동원된 인물처럼 왜곡했다. 성추행 피해자를 갑자기 누군지 모를 내란세력과 연결시켰다.

가해자 방어를 위해 피해자를 음해하고, 프레임을 덧씌우는 이 방식은 전형적인 권력형 2차 가해다.

더 큰 문제는 '데이트 폭력'으로 몰아가는 장경태 본인이다. 조카 살인사건을 변호했던 일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했던 누구와 닮은 꼴이다.

성추행을 고소한 피해자는 "남자친구와의 다툼은 있었지만 폭력은 없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특히 피해자는 당시 장 의원을 그 자리로 불렀던 비서관으로부터 지속적인 압박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거도 있다고 한다. 권력자의 성추행을 덮기 위해 주변 인물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피해자의 입을 막고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의혹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장 의원이 주장하는 '데이트 폭력' 프레임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다. 이번 사건의 초점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권력자의 성추행, 그리고 그 추잡한 행위를 덮기 위한 여러 압박과 협박' 여부이다.

'데이트 폭력범이 스스로 촬영을 해서 방송사에 제보까지 했겠느냐'는 지적도 매우 상식적이다. 좀 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일개 비서관이, 재선의원에 지금은 집권당 서울시당위원장까지 된 중진 국회의원을 무고하겠다는 생각을 감히 할 수 있을까.

물론 수사가 진행 중이니 법적 진실은 앞으로 규명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상식이란게 있다. 피해자가 엄연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증거를 가지고 고소한 상황에서 집권당 주변에서 횡행하는 2차 가해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

진실 규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2차 가해'라는 폭력이 반복되는 민주당의 악습을 끊어내는 것이다.

김경국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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