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인천해양박물관, 1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HMM 알헤시라스 선박 모형’ 선정

HMM 알헤시라스 선박모형 | 2024년 | 209.6×65X86㎝.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제공>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1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HMM(옛 현대상선) 알헤시라스(Algeciras) 선박 모형을 선정했다.  이번 선정은 무역의 날(12월 5일)을 맞아 대한민국 해운 산업의 도약과 수출 물류 경쟁력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2020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된 2만3천964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길이 399.9m, 폭 61m 규모로 설계됐으며 수에즈운하 통과 기준(최대 약 400m)을 충족하면서도 적재 능력을 극대화한 선박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진수 당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으로 기록됐으며, 약 2만4천 개의 컨테이너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능력으로 글로벌 해운 산업에서 우리나라 조선·해운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컨테이너들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직선거리(144㎞)에 이르며 초코파이로는 약 70억 개, 라면으로는 5억5천만 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선박 길이는 여의도 63빌딩(264m)이나 파리 에펠탑(320m)보다 길어 세계 최대급 선박의 위용을 보여준다.

알헤시라스호는 한진해운 파산(2017) 이후 침체된 국내 해운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2018~2022)의 일환으로 건조됐다. 명명식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가 참석해 한국 해운 산업 회복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반영했다. 

선박명은 유럽 항로의 주요 거점인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구에서 따온 것으로, 유럽 물류 네트워크 강화 의지를 반영한다. 

2020년 첫 항해에서 알헤시라스호는 1만9천621TEU 적재 세계 기록을 수립했으며, 이후 유럽 주요 항만에서 연속 만선을 기록하며 글로벌 물류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전 세계 물류 대란 시기에는 초대형 선박 운항을 기반으로 국내 수출 기업의 화물 운송 공간을 우선 배정해 물류 대란의 완화에 기여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소장한 HMM 알헤시라스 선박 모형은 실제 선박을 1/200 비율로 정밀 재현한 것으로, 우리나라 조선·해운 기술의 역량과 세계 무역 체계 속에서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