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연속혈당측정기

당뇨병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한 번 발병하면 평생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데, 매일 여러 차례 혈당을 측정하고 식단과 운동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목표 범위 내에서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약 25%에 불과하다. 많은 환자들이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혈당 관리의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혈당 관리는 자신의 혈당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지표이다.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금식 후 측정하는 혈당값으로 보통 아침 기상 직후 측정한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중요한 수치이지만, 평균값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혈당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기존 방식의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몇 년 사이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기존의 자가혈당측정기는 하루 2~4회, 많게는 7~8회까지 손끝을 바늘로 찔러 혈액을 채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반면 연속혈당측정기는 복부, 팔 등에 동전 크기의 센서를 부착해 세포간질액의 당 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하루 288회, 즉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해 스마트폰이나 수신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 제품은 두께가 얇아지고 무게도 줄어들어 부착했을 때 통증이나 이물감이 적으며, 외관상 티가 잘 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센서는 6~15일 정도 사용할 수 있고, 방수 기능이 있어 샤워나 가벼운 운동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연속혈당측정기의 가장 큰 장점은 혈당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식사, 운동, 수면 등 생활 패턴에 따라 혈당이 언제 상승하고 언제 떨어지는지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혈당을 높이는 음식이나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연속혈당측정기는 단순히 측정 편의성을 넘어 의료진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하루 동안의 혈당 변동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인슐린 용량 조절이나 약제 변경 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인슐린을 여러 번 투여하거나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물론, 인슐린 주사 빈도가 높은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특히 환자들도 스스로 자신의 혈당 변동을 확인해서 소위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개인의 인슐린 분비 능력과 인슐린 저항성, 음식 분해 속도 등에 따라 혈당 반응은 제각각이다. 이 결과로 어느 음식이 나에게 위험한지, 어떤 운동 시 혈당이 안정되는지 등을 확인하고 생활 속 대처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전단계에서나 당뇨병 환자가 자신의 혈당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 혈당이 언제, 어떤 이유로 오르는지를 알면 좀 더 효과적으로 당뇨병을 예방 및 관리할 수 있다.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연속혈당측정기는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혈당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이를 통해 스스로의 건강을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합병증 없는 건강한 삶을 이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서성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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