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나노크기 튜링 패턴 금속 초매 세계 최초 합성

정재훈 2025. 12. 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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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는 동물 피부 무늬나 화학 반응에서 저절로 규칙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무늬 생성 원리인 '반응-확산'을 나노 금속 성장에 그대로 옮겼다는 데 있다.

이 방식은 팔라듐(Pd)뿐 아니라 다른 금속에도 적용할 수 있고, 다성분 반응 외의 여러 정밀 합성에도 확장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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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는 동물 피부 무늬나 화학 반응에서 저절로 규칙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를 '튜링(Turing)' 패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금속은 원래 둥근 공 모양으로 뭉치려는 성질이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크기에서 이런 무늬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포스텍(POSTECH) 화학과 이인수 교수, 박사과정 홍유림 씨, 니티 쿠마리 연구교수, 앙쿠르 마지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이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그물 모양의 초소형 '튜링 패턴' 금속 촉매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인 이 촉매는 여러 물질을 섞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복잡한 화학반응에서 99%까지 성공률을 보였다. 이 연구는 최근 미국화학회지(JACS)에 실렸다.

이인수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실리카로 된 매우 얇은 '속 빈 막'을 작은 방처럼 이용했다. 이 방 안에서 팔라듐(Pd) 이온과 계면활성제가 스스로 줄을 맞추며 자리를 잡도록 유도, 주기적인 줄무늬가 있는 2차원 팔라듐 금속망을 완성했다. 이 구조는 '미로 지도'처럼 규칙적으로 연결돼 있어 반응물이 길을 잃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실리카 껍질이 금속망을 단단히 감싸고 있어 쉽게 뭉치거나 부서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화학 공장에서 여러 원료를 섞어 새로운 물질을 만들 때 원료가 세 가지 이상이면 반응이 복잡해져서 실패하기 쉽다. 각 원료가 제때 만나야 하는데, 기존 촉매로는 이를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든 팔라듐 나노 메쉬 촉매는 미로형 구조 덕분에 반응물과 중간체가 촉매 표면 안에서 잘 모이고, 이동 경로도 정리된다.

Turing Pd 나노메쉬를적용한 다성분촉매 반응

그 결과 결합을 형성하는 여러 반응에서 95~99%라는 매우 높은 수율을 기록했다. 되도록 잃지 않고 그대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반응성이 낮은 원료를 써도 60~70% 이상의 의미 있는 수율을 보이는 등 활용 범위도 넓다.

이 촉매는 한 단계 반응을 끝낸 뒤, 같은 장치에서 바로 다음 반응으로 넘어가는 '원팟(one-pot) 반응'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예를 들어 첫 단계에서 알키닐 케톤을 만들고, 이어 수소를 넣어 필요한 부분만 살짝 바꾸는 '부분 수소화'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불 세기와 시간을 조절해 스테이크를 레어·미디엄·웰던으로 나누듯, 촉매 표면 상태나 조건에 따라 어느 결합까지만 반응을 유도할지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정밀 화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무늬 생성 원리인 '반응-확산'을 나노 금속 성장에 그대로 옮겼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금속이 자랄 때의 활성-억제 균형을 조절해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었고, 이를 실리카 껍질로 고정해 안정적인 촉매를 완성했다.

이 방식은 팔라듐(Pd)뿐 아니라 다른 금속에도 적용할 수 있고, 다성분 반응 외의 여러 정밀 합성에도 확장될 수 있는 설계 원리를 보여준다. 복잡한 화학 공정을 더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인수 교수는 “자연의 무늬 형성 원리를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금속에 만든 첫 사례”라며 “이 방법은 다른 금속에도 쓸 수 있어 더 좋은 촉매를 만드는 새 길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자율중점 대학중점연구소 사업,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였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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