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미미미누·정주리 사태가 남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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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189만 구독자를 보유한 입시·교육 콘텐츠 유튜버 미미미누가 자신이 홍보했던 업체의 갑작스러운 파산 소식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광고만 믿고 가입한 수험생들은 업체 파산으로 보증금조차 돌려받지 못한 채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허위 광고 의혹에도 침묵한 유명인 사례까지 이어지며, '광고 선택' 책임이 인플루언서에게도 요구되고 있다.

믿고 맡긴 보증금, 하루아침에 증발
지난 25일, 미미미누는 협력업체 '파트타임스터디' 운영사의 파산 소식을 전했다. 수험생이 보증금을 걸고 공부 목표를 달성하면 보증금에 추가금을 더해 돌려받는 서비스였지만, 환급이 중단되더니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피해 금액은 1인당 20만 원에서 90만 원까지 다양하다.
미미미누는 "업체 대표를 직접 만나고 자료를 철저히 검수했지만, 경영 악화 조짐은 내부 이사들에게조차 숨겨져 있었다"며 "받았던 광고비 전액과 추가 금액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업자 등록 확인, 대표 대면, 보증금 환급 모델 검증 등 나름 절차를 거쳤지만, 광고 이후 발생한 경영 악화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허위 광고 의혹, 침묵으로 일관하다 댓글창 폐쇄
개그우먼 정주리는 또 다른 형태 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8월, 고발 전문 유튜버 '사망여우TV'가 호주 화장품으로 알려진 특정 브랜드 허위·과장 광고 의혹을 제기했다. 제품은 호주산으로 홍보됐지만 실제로는 국내 제작이었고, 유명 프로그램 출연자를 사칭한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주장이다.
정주리는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제보가 있었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한 광고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광고 삭제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망여우는 6월 중순부터 다양한 경로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자신이 남긴 댓글이 '숨김 처리'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무응답' 상황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이 정주리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채널을 찾아가 답변을 요구했다. 결국 정주리는 댓글창 기능을 폐쇄했고, 의혹 해명보다는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키웠다.
반면 같은 화장품 광고 논란에 연루된 가수 바다는 "콘텐츠 참여 전 더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했다"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소속사 웨이브나인도 협업 종료와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제품 광고에 이름과 사진이 나왔던 '나는 솔로' 출연자 16기 옥순은 "단 한 번도 승인하거나 동의한 적 없다"며 불법적 도용이라며 법적 조치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 B씨는 "정주리 사례는 사후 대응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댓글창을 닫는 것은 최악의 대응이다. 오히려 소통 창구를 더 열고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마케팅 전문가도 "팬들은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그 사람을 신뢰하고 구매한다. 그 신뢰를 저버리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논란, 진화하는 악용 수법
인플루언서 광고 논란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2020년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LED 마스크 과대 광고로, 방송인 이상민은 방송에서 샴푸를 극찬한 뒤 3개월 뒤 광고모델이 되는 '사전 기획 광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상민이 방송에서 언급한 시점은 제품 정식 판매 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업체와 합작한 거짓 광고였음이 밝혀졌다.
배우 소지섭은 가상자산(코인) 회사 W사 광고모델로 20억 원 안팎을 받았다가 해당 업체가 폰지 사기 혐의로 수사받으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걸그룹 카라 출신 박규리도 피카 코인을 발행한 피카프로젝트 최고 홍보책임자로 활동하다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어떤 사업인지 몰랐다'며 해명했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에는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 사과문 발표 선에서 끝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NBA 농구선수 폴 피어스가 이더리움맥스 토큰 광고로 19억 원,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이 광고료 미공개로 17억 원 벌금을 물었다. 반면 한국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보지 않아 자본시장법 적용이 불가능하고, 처벌 근거가 없는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수 있는 부분은 그동안 인플루언서를 향한 비난은 자칫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가 불만조차 쉽게 표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2025년 헌법재판소는 '뒷광고' 논란 유튜버 기사에 "대놓고 사기 쳤는데"라고 댓글을 단 누리꾼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해당 발언을 "경미한 수준의 비판과 감정 표출"로 판단하며 사회적 평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광고 피해에 대한 분노를 말로 표현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현실에 작은 균열을 냈고, 인플루언서를 향한 정당한 비판은 보호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억울한 피해자도 생긴다…사칭 사기의 역습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책임 논란에 시달리는 동시에 이들의 이름을 도용한 사기 사례도 폭증하고 있다. 2024년 9월~2025년 2월까지 투자 리딩방 불법 행위 피해 신고는 2517건, 피해액은 2371억 원에 달한다. 유튜브·SNS에는 이재용 회장, 유재석, 송은이, 슈카 등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광고가 넘쳐나며 '단기간 100% 수익'을 미끼로 가짜 리딩방으로 유도해 잠적하는 수법이 반복된다. 방송인 덱스도 딥페이크를 활용한 불법 도박 광고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사칭이 심해지자 2024년 3월 송은이·김미경·존 리 등 유명인 피해자 137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신고 후 처리 속도가 느리고 주말·야간에는 대응조차 어렵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금융감독원이 게시글 차단을 요청해도 심의가 오래 걸려 그 사이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피해 본 소비자, 어떻게 구제받나
인플루언서 광고를 믿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우선 판매자에게 계약 해제, 환불,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으며, 광고 캡처, 계약서, 영수증 등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빠른 방법은 '1372'로 전화해 상담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전국 통합 소비자상담센터로,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피해 구제 신청도 가능하다. 집단분쟁조정 신청, 소액사건심판 제도를 통한 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업체가 이미 파산했거나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경우는 피해 구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변화의 조짐과 남은 과제
일련의 사태 이후 인플루언서 업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 대형 크리에이터들은 광고 계약 전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을 의무화하고, 광고주 업체 재무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MCN(인플루언서 소속사)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신뢰도, 과거 논란 여부, 제품 기능을 꼼꼼히 따진다"며 "한 번의 잘못된 광고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정위 사후 제재보다는 사전 예방 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플루언서 스스로 윤리 강령을 마련하고 자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일부 유튜버 단체에서는 광고 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시작했다.
신뢰 회복, 가능할까
미미미누와 정주리 사태는 인플루언서 광고의 명과 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영향력이 클수록, 팔로워 신뢰가 두터울수록, 광고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투명한 소통과 책임 있는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미미미누의 경우 빠른 사과와 함께 광고비 전액 반환이라는 구체적 보상안을 제시하며 일부 팔로워들로부터 "책임 있는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정주리는 댓글창 폐쇄라는 선택으로 오히려 비판을 키웠다. 똑같이 광고 논란에 휘말렸지만 사후 대응 차이가 여론 평가를 갈랐다.
검증의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다. 광고는 단순히 수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시대, 우리는 새로운 기준과 책임 의식을 요구받고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대,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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