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공감하던 엄마, 애틋함에 눈물을 쏟았다…의미와 감동을 모두 안긴 한마당[아이리그]



[스포티비뉴스=강릉, 이성필 기자] "그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해 주시는 것도 있었고…."
차분하게 말을 건네던 엄마는 직업 선수로 향하겠다는 아들을 본 뒤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렸다. 그런 아들은 엄마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아직 어려서일 수도 있고 또는 어색함이 있는,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사춘기로 향하는 소년일 수도 있었다.
유소년 선수의 바른 육성과 발굴을 위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팔을 걷어 시작한 야구 유청소년클럽리그인 아이리그(i-league)는 해를 거듭하면서 제도가 정착 중이다.
아이리그에 기반한 행사도 다양하게 있다. 아마야구 지도자들을 위한 강습회는 물론 어린 선수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특히 매번 훈련이나 경기에서는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부모, 특히 엄마들과 자녀들의 '엄마와 함께 배우는 야구학교'는 찬사의 연속이다.
아빠도 아니고 엄마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아빠가 회사나 생업에 종사하는 사회적인 구조상 엄마가 자녀가 속한 팀의 훈련 뒷바라지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엄마는 준전문가에 가깝게 야구를 알게 된다.
KBSA도 엄마와 자녀가 더 가깝게 야구를 바라보고 함께 성장하는 장을 마련했고, 야구학교를 만들어 운영해 왔다. 취지에 공감한 엄마들의 참여 의사는 해가 갈수록 더 적극적이다.
지난달 30일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고 청솔관과 실내 훈련장에서는 야구학교가 진행 중이었다. 11월 1, 2차로 나눠 열렸고 2차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진행됐다. 인근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가까운 야구 명문 강릉고의 시설을 빌렸다.
절묘하게도 야구학교가 열리던 시각, 바로 앞 야구장에는 강릉고 선수들의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좌우 100m, 중앙 125m 펜스 길이의 야구장은 아직 유소년 선수들이 누비기에는 컸지만, 멀리서는 강릉고 형님들의 훈련 함성이 퍼져 나갔고 실내 훈련장에서는 투수, 타자, 포수, 수비, 컨디셔닝 등 각자의 존에서 할 수 있는 기본기 훈련이 이어졌다.
단순히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선수로 성장해야 하는지 대략의 그림은 그려도 실행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KBSA가 부상 예방을 위한 스포츠 테이핑부터 컨디셔닝 마사지, 수영, 진로 진학 길잡이, 글러브 길들이기 등 각자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전문가들이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직은 진학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나이지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가야 하는 3~4년 후에는 고민이 생기게 된다. 또, 고교에서 프로 직행이냐, 대학을 갔다가 가느냐 등 여러 고민이 머릿속에 맴돌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조언은 그냥 흘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불혹을 지난 홀드왕 노경은(SSG랜더스)의 실전 경험부터 오래 선수 발굴을 해왔던 정성주 LG트윈스 스카우트, 야구 예절과 문화 등을 이해를 전파하는 이재국 전 스포티비뉴스 기자 등이 온갖 교육을 아끼지 않았다.




훈련을 쉬면 핸드폰만 가지고 보는 선수들을 위해 베이스볼5로 손으로 직접 공을 만지고 뛰며 흥미도를 올리는 훈련도 더해졌다. 재치 있는 동작에 부모들의 박수는 자동 발사였다.
여러 프로그램을 3박 4일 동안 경험한 엄마의 감동은 남달랐다. 문서준(제주 신광초6) 선수를 한참 바라봤던 어머니 김미진 씨는 "아들과 둘만의 여행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도 좋고 둘만 있는 시간도 좋더라. 졸업을 앞두고 있고 비는 시간에 알찬 프로그램이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다"라는 소감을 털어 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이 야구 선수가 되기로 했던 순간 학업과 훈련, 대회 참가 외에는 같이 시간을 보낼 여유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지만, 육지가 아닌 섬 제주도 선수라면 더 그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 학부모들이 경기나 훈련에 과한 개입을 막기 위해 철저한 동선 분리가 이뤄지고 있기에 그저 멀리서 응원하는 것이나 식사 시간에 음식을 합동으로 챙겨주는 것이 최선이다.
김 씨도 "(야구를 하고 나서) 대회에 가더라도 학교에서 단체로 움직이고 부모님이 응원을 가도 따로 숙박한다.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둘이 자고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 같았다"라며 애틋함을 표현했다.
그래서 후배 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다는 김 씨다. 함께 있다가 보면 뭔가 느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 아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던 문서준은 머쓱했는지 많이 배웠느냐는 질문에 "네"라며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훈련에서 코칭해주는 것이 다 좋았다"라며 많은 것을 배웠음을 강조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강릉에서 항공으로도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제주도에서 함께 왔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양양국제공항으로 오면서 이동이 수월했다고 한다. 매일 보는 제주 바다가 아닌 강릉 앞바다는 새로운 느낌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동행 자체가 좋았다고 한다.
말을 이어가던 김 씨는 1차 행사 당시에도 자녀와 함께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눈물을 쏟았던 어머니가 있었다는 말에 참았던 눈물을 떨어트리며 "울먹울먹하는 포린트가 있었다"라며 "어떤 박사님의 강연에서 야구를 시키면서 힘들지만, 좋은 점도 많다. 어쨌든 아이가 야구에만 거의 올인하고 앞으로 계속할 텐데 그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 주시는 것도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정말 좋은 내용이었다. 야구만 해서 살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는 부분도 잘 설명해 줘서 좋았다"라며 많은 것은 느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엄마의 눈물을 본 문 선수도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애써 고개를 돌렸다. 그런 아이를 바라본 김 씨는 "야구에 발을 붙이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했고 취미로만 하자고 했지만, 그게 되지 않아서 중학교 진학까지 결정했다. 이제 중학교에서는 더 열심히 해봐야지 싶다"라며 서로 의기투합했음을 알렸다.
익명을 원한 엄마 A씨도 "아들이 가는 길을 지지해 주고 싶다. 프로 선수가 되면 좋겠지만, 되지 못하더라도 아파하거나 원망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의 인생에 개입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기가 갈 길이 무엇인 줄만 알아도 고마울 것 같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만든 KBSA에도 정말 감사하다. 지금 같이 며칠 있는 시간이 꿈만 같다"라고 덧붙였다.
자녀에게는 목표 의식을 새롭게 설정하고 계획 있게 성장하는 선수로 가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엄마에게는 함께 성장하는 시간으로 거듭난 야구학교였다. 서로의 마음도 깊게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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