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인터뷰 “지난 1년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과정···내란 재판 장기화되면 국민 불안 커져”

김한솔·심윤지 기자 2025. 12. 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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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7일 국회의장실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2·3 불법계엄 1주년을 앞두고 “지난 1년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었다”며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치열한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혐의자들 재판에 대해 “재판이 지연돼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 된다”며 “재판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에서 평가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12·3 불법계엄 당시 신속하고 차분하게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 의장이 계엄 해제를 위해 달밤에 국회 담을 넘어가는 사진은 지금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회자된다. 우 의장은 오는 3일 시민들과 국회 침탈 현장을 둘러보는 다크투어를 진행한다. 그는 가장 소개하고 싶은 현장으로 “계엄군에게 침탈당한, 유리창이 깨진 곳”을 꼽았다.

국회 내 개헌 논의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 간 갈등이 굉장히 커 다른 이야기가 끼어들 틈새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 결과가 나온 뒤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 의장은 “(한 번의) 개헌에 모든 것을 넣으려다 보면 갈등이 커져서 개헌이 안된다”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말했다.

내년 5월 말까지인 국회의장 임기 종료 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은 국회의장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우 의장과의 인터뷰 전문.

- 지난 1년 소회는.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던 12월14일 국회의원회관 옥상에서 시위를 보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었다. 국회로서는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치열한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 보람되고 의미 있었다.”

- 내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이 장기화하며 국민 불안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다. ‘재판 저렇게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나. 사법부 일에 입법부 수장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다만) 재판을 통해 사회가 더 안정되고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진행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회는 헌법 수호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인데, 그런 기관의 수장으로서 재판이 지연돼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재판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으로 평가되길 기원한다.”

-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후 정치 갈등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되면 여야 갈등이 더 심해질 거라고 했지만 결과가 나오자 오히려 확 조용해졌다.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본다. 지금 국민의힘 안에서도 12·3 1년을 앞두고 어떤 입장을 취할지 고민일 것이다. 민주당도 민주주의 강화와 국정성과, 통합과 안정 중 어느 것이 먼저냐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 일정한 계기가 있으면 이런 힘이 다른 형태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계기가 곧 올 것이다.”

- 헌법존중 정부혁신 TF가 가동 중이다.

“헌법 가치 회복을 위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조치다. 다만 내란과 직접 연관된 범위에 한정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신속하게 인권을 존중하면서 진행돼야 한다.”

- 집권당 리더십을 어떻게 보나.

“정부·여당은 한 덩어리고 국정운영 책임이 있다. 커다란 방향을 잘 잡고 왔다고 생각한다. 한·미 관세협상이나 국가 신인도 제고, 민생경제 등에서 성과도 많이 냈다. 여당이 국정운영 성과를 내고 국민을 더 편안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마찬가지다. 지도자는 태도가 리더십이라는 말을 가슴에 깊게 새겼으면 한다.”

-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 1년에 대한 평가가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저에게 국민의힘 쪽에서 편파적이라고 하지만 국회의장은 무소속이고 중립이다. 국민의 편이다. 국민 민생을 잘 챙기고 민주주의 확립시키는 일에 대치되면 그것과 가장 먼저 맞서 싸우는 사람은 국회의장이어야 한다.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대한민국이 들어갈 수 있었던 토양은 민주주의이다. 그 역사 속에서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하고 싶다.”

- 국회 개헌 논의가 더디다.

“개헌을 주장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 개헌은 국민의 요구에 의해 하는 거다. 줄탁동시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치권에서만 (개헌을) 이야기하고 바깥에서는 거의 안 하는 게 오히려 저의 불만이다. 개헌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헌법에)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권만 있는 게 아니라 승인권을 가지면 비상계엄 하기 어려워진다. 1980년 5월 계엄을 했던 이들이 역사적으로 처벌받았고, 오랫동안 피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세웠다. 그 힘으로 이번 비상계엄을 막았다. 헌법 전문에 5·18 등 민주화 운동을 수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헌 어떻게 해야 할까.

“개헌을 합의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지방분권, 헌법전문 개정, 감사원 국회로 이관 등을 하고, 결선투표제도 할 수 있으면 좋다. 다음 지방선거 때 하자는 것도 유효하다. 대통령과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대통령 개헌 의지도 분명하다. 7월17일에 저와 대통령이 개헌을 동시 발표했을 때도 교감이 있었다. 최근에도 만나서 서로 (의사를) 확인했다. 단지 (현재 여야) 갈등이, 다른 의제가 끼어들지 못할 정도다. 저는 1심 재판이 정리되면 넘어가지 않을까 싶은데, 재판이 늦어지는 것 같아 굉장히 답답하다.”

- 국회의장 임기를 마친 후 향후 행보는.

“그거는 그다음에 할 이야기다. 지금은 국회의장 일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7일 국회의장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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