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재편되는 기업[김현정의 IT 세상]
학교도 기업도 운영체계 고민할 때
미래 경쟁력, AI 융합 속도에 달려
[김현정 한국IBM 컨설팅 대표] 최근 국내에서 소위 최고라고 꼽히는 대학들에서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돼 뉴스에 크게 보도됐다. 대학 중간고사에서 학생 다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답안을 작성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소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대학에서도 AI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되며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 사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부정행위가 점점 쉬워지고 범위가 넓어진다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AI의 등장으로 상황은 임계점을 넘어선 듯하다.

이 논점은 기업 환경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AI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뜨겁다. AI를 도입할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어떤 방식으로 기업 운영에 스며들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AI가 기업과 산업에 가져올 가치는 이미 명확하기 때문이다. AI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조직 운영의 본질을 바꾸고 있으며 그 변화는 특정 부서에 제한되지 않고 기업 전체의 운영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회사의 경험을 보더라도 기존 역할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컨설팅은 이제 사람 중심의 서비스 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갖춘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 고객의 문제를 분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 환경에서 작동하는 에이전틱 AI를 개발·배포하는 것까지 책임지는 방식으로 변화의 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IBM 컨설팅이 운영 모델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며 AI 시대를 지나오며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모든 기업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성숙도, 산업 특성, 조직의 준비도에 따라 변화의 속도와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존 운영 방식 위에 AI를 가볍게 덧붙이는 수준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제 기업은 AI가 업무의 중심축이 되는 ‘AI 중심 운영 체계’를 부분적으로라도 설계해야 한다. 이는 전면적인 혁신이 아니라 핵심 업무 흐름부터 점검해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는 과정에 가깝다.
예를 들어 어떤 업무는 AI가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형태로만 바뀌어도 효율성이 대폭 높아질 수 있고 또 다른 영역은 데이터를 흐르게 하는 방식만 정비해도 AI 적용의 확장성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전부 바꾸기’가 아니라 ‘바꿔야 할 곳을 정확히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적 개편을 통해 기업은 무리한 조직 변화를 피하면서도 AI가 가져오는 생산성의 혜택을 실제 운영 단계에서 체감할 수 있다.
AI 중심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라 조직이 미래의 일하는 방식을 미리 정의하는 작업에 가깝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기술을 받아들이는가보다 얼마나 유기적으로 운영 체계 안에 녹여내는가에 달렸다. 결국 AI는 기업 운영을 더 민첩하게 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최은영 (eun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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