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승현이 돌아본 결정적 리바운드, 그리고 헌신

대한민국과 중국의 2027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건 이현중이었다. 이현중은 월드컵 예선 역대 1경기 최다인 9개의 3점슛을 터뜨리는 등 33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80-76 승리에 앞장섰다.
물론 홀로 팀 승리를 이끈 건 아니다. 조력자, 블루워커 등 동료들의 지원사격이 더해진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잊지 말아야 할 선수 가운데 1명이 바로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어주는 것은 물론, 리바운드와 몸싸움으로 한국의 기선 제압에 기여했다. 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라는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활약상이었다.
이승현은 점프볼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연히 팀의 에이스는 (이)현중이다. 득점을 많이 올리면 주목받는 게 당연하지만, 현중이도 (이)정현이도 동료들이 받쳐주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외의 선수들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었다. 그런 부분이 팀워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71-79로 패했던 아시아컵 8강과 비교하면 중국의 전력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이승현은 “경기력만 보면 당시 중국의 움직임이 더 유기적이었다. 그에 반해 1차전에서는 다소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높이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결정적 순간의 임팩트도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가 약점을 잘 파고들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최고참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 이승현은 이현중(38분 27초)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37분 35초를 소화했다. 2쿼터 종료 2분 25초 전 강상재와 교체되며 숨을 고른 게 유일한 휴식시간이었다. 후반은 풀타임을 뛰었다.
“존재감 없는 주장이다”라며 농을 던진 이승현은 “감독님 너무 재밌으시다. 하프타임에 3분이나 쉬었냐고 하시더라(웃음). 나는 원래 많이 뛰는 걸 좋아하고, 감독님께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선수는 코트에 있어야 더 힘이 난다. 물론 많은 시간을 뛰다 보면 한 번 힘든 시기가 온다. 그때 빼면 괜찮다. (하)윤기, (이)원석이의 파울이 많은 상황이어서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현은 중거리슛으로만 득점을 쌓았다. 총 4개의 중거리슛을 넣으며 중국에 찬물을 끼얹었다. “안 들어간 슛도 있으니까 슛 감은 반반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대표팀은 스코어러가 많으니까 내가 돋보이는 것보단 윤기와 함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게 맞다. 그게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이승현의 말이다.

이승현은 “솔직히 말하면 두 번째 리바운드는 운이었다. 공이 내 앞에 떨어져서 잡을 수 있었던 건데 첫 번째 리바운드는 마음먹고 들어갔다. 반동이 센 백보드여서 왠지 공이 튀어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잡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경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은 곱씹을 필요가 있었다. 한국은 4쿼터 종료 4분 11초 전 19점 차까지 달아났지만, 이후 기습적인 풀코트프레스를 펼친 중국의 수비에 실책을 연달아 범했다. 4분 동안 4-18 런을 허용,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이승현 역시 “안일했다. 코너에서 공을 잡으면 곧바로 더블팀 들어올 거란 걸 아예 예상 못했다. 우리가 미흡했던 부분이고, 그 수비를 못 이겨낸 건 인정해야 한다. 나도 매치업 상대에게 3점슛을 내줬다. 홈팀이기 때문에 한번은 그렇게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감독님도 오늘(30일) 미팅에서 그 부분을 말씀해 주셨다. 한번 당했기 때문에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라고 돌아봤다.
이승현은 또한 “2차전은 더 피 튀기는 승부가 될 것이다. 중국이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나올 텐데 우리도 1차전을 이긴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이지만, 그래도 1차전을 이겼기 때문에 팀 분위기는 좋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사진_FIBA 제공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