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같은 돈 지주택에 전부 넣었는데” 사기분양 의혹 호소
계약자 2206명·분담금 약 862억
1년 만에 모으고 진행 지지부진
피해자 모임 “불투명 운용 의심”
구청 앞에서 실태조사 촉구 집회
구 “12월 중 모임측과 면담 예정”
추진위 “국공유지 多 매입 더뎌
향후 대응 관련 노코멘트” 입장

"저희들은 돈 잃고, 집도 잃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가칭)주안 더퍼스트시티 지역주택조합 피해자 모임'은 주안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추진위)가 조합원들의 분담금 800여억원을 불투명하게 운용하는 등 사업 진행이 의심스럽다며, 추진위의 처벌과 관할 기관의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조합원 20여명은 지난 11월28일 오전 8시 인천 미추홀구청 앞에서 사기분양 실태조사 등 구의 적극 행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기분양 철저히 조사하라", "분양사기의혹을 해명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앞서 추진위는 2019년 인천시청 앞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대대적으로 조합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주택법에 따라 무주택자 등이 조합을 설립해 토지를 매입한 후 아파트를 건설하는 제도다. 지주택은 일반 분양에 비해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지만, 토지가 제때 확보되지 않거나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추가 분담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추진위는 미추홀구 주안동 435의 21 일대(12만3612.2㎡)에 지하2층~지상15~30층, 2570세대 규모 아파트를 1~2단지로 나눠 모집 중이라 설명했다.
당시 추진위 관계자들은 "미추홀구 지역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고, 토지 동의율은 이미 80%가량 확보됐다"며 가입을 독려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4600만원 이상 되는 분담금을 전체·일부 입금해 지주택에 가입했다. 이들에 따르면 추진위는 1년 만에 계약자 2206명과 분담금 약 862억원을 모았다.
벌써 6년이 흘렀지만, 추진위의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추진위의 토지사용승낙비율은 1단지 15.47%, 2단지 9.57%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2022년 수치와 동일하다.
피해자들은 이런 사실에 울분을 터뜨렸다.
박 모(60) 씨는 "남편이 새벽 2시부터 나가 운수업을 하며 모은 피 같은 돈을 전부 털어 넣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려 화병에 걸릴 지경이다"라며 "관계자들이 법의 처벌받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박은정(50)·박현정(43) 씨는 "지인이 조합 가입을 추천해 자매끼리 가까운 곳에서 같이 살고자 입금했다"며 "'내 집 마련' 위해 대출까지 받았는데 지금은 전월세를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구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직접 확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택법령 안에서 민원인들이 요구한 부분은 최대한 들어드리고 있다. 12월 중으로 모임 측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진위 측은 전임 추진위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일반 개발지보다 국공유지가 많아 매입 과정이 더뎠다. 전임 추진위원장이 업무대행사에 비용을 과도하게 지급한 측면이 있어서 금액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라며 "피해자분들께서도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선 노코멘트하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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