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1년] 출구 없는 '계엄의 늪'…“정치 개혁·개헌 시급”
내란 사건 재판도 현재 진행 중
이준한·이기우 교수, 해법 제시
“잘못 인정·성찰이 변화의 시작
관용·협치 회복하는 제도 필요”
“개헌, 국민 요구·시대적 과제
대통령 결단·여야 대타협해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민주주의'를 외친 지 1년이 됐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둘로 쪼개져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내란 사건 재판은 아직 종지부를 찍지 못했고 계엄과 내란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계엄 사태 후유증을 극복하려면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사과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성숙한 정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그 과정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치 양극화 심화…개혁 시급
"계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0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계엄령 해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특정 정당은 여전히 계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는 전략이나 태도, 리더십,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대립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첨예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양극화된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특정 정당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진단하고 인정하는 성찰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민이 이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어떤 개혁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모든 변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후 극단적 정치 양극화를 완화하고 관용과 협치를 회복하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계엄 직후 국민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외쳤고 결국 대통령 탄핵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회복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 교수는 "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국민의 정치 의식과 참여는 매우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쉬운 점은 정치 지도자 판단과 상상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계엄 사태, 개헌으로 마침표를
"현재의 갈등과 혼란 사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게 개헌의 취지입니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의 60~70%가 헌법 개정을 찬성하고 있다. 개헌은 시대적 요구가 됐다"고 밝혔다.
개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극단적 정치 대립부터 풀어야 한다고 이 명예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당시 여야가 대화 정치를 복원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계엄과 내란을 둘러싼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개헌 논의가 멈췄다"며 "민주당은 내란 청산을 우선으로 내세우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헌재 판단을 인정하고, 민주당 또한 집권 여당으로서 압박보다는 권력을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 1호로 개헌을 제시한 만큼 집권 여당이 이를 의제화하고 정치권 전반이 함께 풀어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명예교수는 "개헌 발의권은 대통령과 국회에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과제 1호로 꼽은 만큼 민주당과 함께 결단을 내리고 약속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의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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