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졌다는 느낌 자체가 좋았어요" 엄마와 자녀 서로 깊어진 이해의 시간…야구를 함께 배웠다[아이리그]

이성필 기자 2025. 11. 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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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학교 노경은 ⓒ곽혜미 기자
▲ 야구학교 노경은 ⓒ곽혜미 기자
▲ 야구학교 노경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릉, 이성필 기자] "야구 시킨 것을 후회하지 않으세요?"

강사의 질문에 엄마들의 표정은 여러 가지로 교차했다. 누군가는 즐기자고 시작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엘리트 선수(=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강원도 강릉의 강릉고와 세인트존스호텔에서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한 2025 야구 유청소년클럽리그인 아이리그(i-league)의 중요 행사 중 하나인 '엄마와 함께 배우는 야구학교' 2차 일정이 진행됐다.

한국 스포츠 선수 육성 구조 특성상 학원 팀에서 시작해 프로에 입성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클럽 체계가 정착된 축구와 달리 야구는 여전히 야구 명문 중, 고교가 중요하다. 물론 클럽팀에서도 좋은 선수가 배출되는 세분화 현상도 보인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선수를 어떻게 육성하느냐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를 배웠다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던 유망주가 많았고, 이들은 야구 산업의 밖으로 밀려나기 다반사였다. 야구 선수에 대한 꿈만 바라보다 큰 부상이 따르고 포기로 이어진다면 그것처럼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저출산에 따른 스포츠 미래 입문 인구가 줄어들 것이 확실해지면서 중요 자원 육성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 프로야구의 국제 경쟁력 약화가 이를 반증한다. 좋은 선수가 지속해 나오지 못하면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SA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과 맞닿아 있었다. 1990년대까지 야구가 남성의 전유물이고 경기장 분위기도 거칠었던 것과 비교해 201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 대중화의 길을 걸었고 특히 여성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점은 야구를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졌다.

여성 팬의 증가는 결혼 후 아이의 탄생과 함께 야구 선수를 꿈꾸는 꿈나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아직도 많은 학부모가 어떤 방식으로 아이의 실력 향상하는 방법을 몰라 고민해 개인 레슨을 받는 등 고액을 지출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 KBSA의 정책 고민과도 연결됐다.

대부분의 연습이나 경기에 학부모, 특히 엄마들의 희생은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었고 KBSA는 엄마와 자녀가 며칠이라도 동행해 서로를 이해하면서 야구해 같이 먼 미래를 모색하는 공간, 시간을 만들었다.

▲ 야구학교 ⓒ곽혜미 기자
▲ 야구학교 ⓒ곽혜미 기자
▲ 야구학교 ⓒ곽혜미 기자
▲ 야구학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가 찾은 30일 강릉고 청솔관에서는 엄마들이 모여 학생 선수의 심리 안정과 성장 마운드 교육을 받고 있었다. 같은 시간 선수들은 실내 훈련장에서 야구 강습 및 컨디셔닝 트레이닝으로 기술 연마에 열중이었다. 3차원 동작 분석을 여러 위치에서 핸드폰으로 영상 촬영을 통해 분석하는 모습도 있었다.

컨디셔닝은 가장 중요했다. 강사가 몸을 푸는 방법을 알려줬고, 선수들은 흥미롭게 몸을 만들었다. 타자, 수비, 포수, 투수존으로 세분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동작도 보여줬다.

강사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몰입해"라며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일 것을 주문했다. 어린 시절의 야구야 즐기면서 한다지만, 그래도 몸에 익혀 놓는 것이 기본기 만들기의 뼈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선수들이라 아직 집중력이 올라오지 않아, 그저 던지고 달리고 싶은 본능이 충실한 것이 최선이었어도 강사들의 말은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엄마들은 강사로부터 심리 교육을 듣고 있었다. 각자 성향이 있고 이를 알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서로 공감하며 모르는 엄마들과도 아이들의 진로와 교육에 대해 이해하며 알아가는 시간은 분명 의미 있었다. "야구 시킨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라는 물음에 상념에 빠지는 몇몇 엄마도 있었다.

야구에 입문하면서 자유 시간보다는 대회에 나서느라 단체 생활에 더 익숙해지고 여행을 제대로 가본 적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의미 넘친 시간이었다. 익명의 한 부모는 "사실 애 아빠가 더 오고 싶어 했다. 그렇지만, 제가 꼭 오고 싶었다. 단순히 경기를 밖에서 보는 것 말고 어떻게 커가는 것이 맞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들을 소개하면서 함께 촬영에 응할 수 있느냐 묻자 "부끄러우니 익명으로 해주세요. 나중에 큰 선수가 되면 그때는 말해드릴게요"라며 웃었다.

이어 "저녁 먹고 숙소 앞 바닷가를 같이 걸으면서 대화할 시간도 있었다. 아들의 마음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워졌다는 느낌 자체가 정말 좋았다"라며 KBSA가 만든 프로그램에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엄마가 참석하지 못해 아빠가 일부 온 경우도 있었다. 일정 자체가 소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는 야구 기본기 강습부터 부상 예방을 위한 스포츠 테이핑, 컨디셔닝 마사지, 진로 진학 길잡이, 글러브 길들이기 등 필요한 강의를 함께 들었다.

학부모와 선수 모두 공통된 말을 건넸다. "후배들에게 꼭 이 프로그램을 권할게요"라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귀한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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