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계엄 1년 다가와도 갈팡질팡하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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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일 비상계엄 선포 1년을 앞두고도 국민의힘은 사과와 책임, 그리고 생존전략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김재섭 의원 등은 장 대표가 오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계엄은 명백한 오판이었고, 당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명시적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민의힘은 20%대 초·중반의 지지율에 갇혀 있는 데도 당 지도부는 장외집회·강경투쟁·사과 회피를 반복하면서 당을 '극우 지지층 의존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가두고 있다"면서 "사과를 미루고 갈팡질팡할수록, 계엄의 유령은 국민의힘을 따라다니며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정당'이라는 낙인을 더 짙게 새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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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일 비상계엄 선포 1년을 앞두고도 국민의힘은 사과와 책임, 그리고 생존전략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 말려들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 행태를 들여다보면 비판세력을 정리하고, 극단적 지지층만 붙잡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진정한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거세다.
◆당 지도부 사과 수위 여전히 갈팡질팡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다음달 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아직 메시지 수위 등에 대해 고심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1년의 혼란과 고통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계엄의 불법성과 정치적 책임에 대해선 명시적인 사과를 피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이 민주당의 입법독재 때문이라는 배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계엄이 왜 중도·무당층에 깊은 불신을 남겼는지,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충북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도 장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사과 유보'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2024년 12월3일 우리는 흩어져 있었지만, 2025년 12월3일에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당 통합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언급하지 않은 채 '통합' 만을 강조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전국 순회 장외집회, 내부로만 울리는 메아리
문제는 장 대표가 대구, 충청, 서울 등 전국을 돌며 '민생회복·법치수호 국민대회'와 규탄집회 형식의 장외투쟁을 연일 이어가고 있지만, 국민적 호응은 별반 없다는 점이다.
장 대표가 집외에서 "지금 싸우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여론의 반응은 당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집회 참가자의 상당수는 조직에서 동원원 인사와 당직자 중심으로 채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장외집회 자체가 중도층에선 역효과만 낸다", "계엄 책임은 외면한 채 또 광장정치로 가는 것 아니냐"는 냉소가 퍼지고 있다. 강경 장외투쟁은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을 줄지 몰라도, 이미 등을 돌린 중도·청년층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제살 깎아먹기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예 장외집회 참여를 거부하며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초·재선 "사과 요구 연판장 돌릴 수도"
이런 가운데 계엄 사과를 둘러싸고, 초·재선 소장파는 지도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김재섭 의원 등은 장 대표가 오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계엄은 명백한 오판이었고, 당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명시적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장 대표가 끝내 사과를 거부할 경우, 초·재선 20여 명이 연판장·공동성명·기자회견 등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공언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던진 상태다. 이들은 이미 서명자 인선과 문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더는 "당내 이견 수준"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단계까지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외에서도 "민심을 보자", "계엄의 잘못을 인정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계엄은 불법이었다. 그 불법계엄을 방치한 게 우리 국민의힘"이라며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는 이 요구를 '분열 조장'으로 치부하고, "지금 사과해도 실익이 없다"며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 말려들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시간을 끌고 있다.
◆당무감사로 변질된 책임 논쟁
더 큰 문제는 장동혁 지도부가 입으로는 "하나되는 통합정당"을 강조하면서, 행동으로는 계엄 반대·비판 세력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무감사 추진이다. 계엄 당시 계엄 해제 표결을 찬성했던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 장 대표가 당무감사위를 재정비하며 이른 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해당 행위자 엄정조치"를 거듭 언급한 것은 사실상 '계엄 비판 혹은 이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를 희화화하고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한동훈 계보로 거론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를 감사 대상에 올리면서, 덧셈정치가 아닌 뺄셈정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우파 진영을 흔드는 작태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감사위 결정에 힘을 실었지만,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이 시점에 내부 갈등을 부추길 필요가 있느냐"며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도부 내에서 찬반이 엇갈리면서 '위기 관리'보다 '분열 관리'가 더 큰 과제로 떠오른 형국이다.
◆'극우 프레임'의 자승자박… 커지는 '계엄의 유령'
계엄 선포 1년을 앞두고,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첫째, 헌정 질서를 위협한 계엄에 대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책임질 것인가. 둘째, 계엄을 가능하게 했던 정치·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민의힘은 20%대 초·중반의 지지율에 갇혀 있는 데도 당 지도부는 장외집회·강경투쟁·사과 회피를 반복하면서 당을 '극우 지지층 의존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가두고 있다"면서 "사과를 미루고 갈팡질팡할수록, 계엄의 유령은 국민의힘을 따라다니며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정당'이라는 낙인을 더 짙게 새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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