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임영웅 vs 손흥민·F1···OTT 2위 싸움, ‘라이브 콘텐츠’가 승부처

넷플릭스가 부동의 강자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생태계에서 국내 OTT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둘의 전략은 비슷한 듯 다르다. ‘실시간 생중계’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향성은 같다. 티빙은 팬덤을 겨냥한 라이브 콘텐츠 기획,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에 강점을 보인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쿠팡플레이(2위·795만 명)가 티빙(3위·764만 명)을 6개월 만에 다소 앞섰다. 넷플릭스(1위·1504만 명) MAU의 반절 수준인 두 사업자는 올해 2위 자리 탈환과 재탈환을 반복하고 있다.
티빙, 팬이라면 ‘지금’ 접속하고 싶도록
티빙은 ‘팬덤’이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라이브 방송을 기획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정해진 시간에 티빙에 접속해 실시간 소통하도록 유도하는 콘텐츠들이다. 유명인과 함께 티빙에서 주문형비디오(VOD)가 제공되는 콘텐츠를 함께 보는 ‘같이 볼래?’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지난 8일에는 티빙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4> 패널 이용진과 유라가 1~8화 주요 하이라이트를 함께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환승연애> 시리즈는 연애 프로그램을 감상하고, 실시간 ‘리액션’을 편집해 올리는 유튜브 콘텐츠 유행을 낳은 프로그램이다. ‘<환승연애4> 같이 볼래?’는 이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인기 스트리머 침착맨으로 활동하는 웹툰 작가 이말년과는 지난달 18일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1기(26화) 전편을 10시간 연속으로 보는 콘텐츠가 최대 50%의 티빙 내 실시간 시청 점유율을 기록했다. 호응에 힘입어 티빙은 매월 1회 침착맨과의 라이브를 진행하기로 했다.

‘같이 볼래?’ 시리즈는 티빙 가입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인기 창작자·콘텐츠를 보기 위해 티빙에 접속하는 신규 유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2일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같이 볼래?’ 채팅창에는 가입 시 기본 설정되는 ‘실명’ 닉네임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았다.
티빙이 강조하는 건, 그 시간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같이 볼래?’ 시리즈는 다시보기가 제공되지 않고 후에 하이라이트 영상만 따로 올라온다.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OTT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지금’ 접속해야 참여할 수 있는 유한한 형태의 콘텐츠로 차별화를 둔 것이다.
강유진 티빙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티빙톡을 통한 실시간 소통, 라이브 콘텐츠의 시청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협업한 크리에이터들도 OTT 플랫폼의 특성과 집약된 팬덤의 만남에 좋은 반응을 전해주고 있다. 침착맨 라이브가 고정 콘텐츠로 진화한 건 그 예시”라고 했다.

티빙은 실시간 콘텐츠 참여 창작자를 늘리는 한편, 콘서트·스포츠 중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0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수 임영웅의 ‘IM HERO TOUR 2025’ 서울 마지막 회차 공연을 독점 생중계한다. 2022년 티빙이 임영웅 콘서트를 중계했을 당시, 역대 라이브 중 최고 유료가입기여자수를 기록한 바 있다.
‘쿠팡플레이=스포츠’ 공식 강화한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에 진심이다. 손흥민이 지난 8월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로스앤젤레스(LA)FC로 이적했을 때, 쿠팡플레이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쿠팡플레이가 올해부터 6년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점 중계권 확보를 위해 들인 돈만 4200억 원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손흥민 효과’가 사라진 후에도 EPL 인기가 지속할 것이냐는 회의론이 나왔다.

쿠팡플레이가 택한 건 추가 투자다. 지난 9월 쿠팡플레이는 2025시즌 손흥민이 속한 LA FC 전 경기를 한국어로 중계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독점 중계해 온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경기 중 손흥민의 구단에 한정해 중계권을 따낸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중계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스포츠패스’(와우멤버십 회원은 월 9900원·일반 1만6600원)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다. 해외 축구뿐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포뮬러 원(F1), 미국프로풋볼(NFL) 등이 포함된다. 출시 초반에는 높은 가격에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4K 생중계·다시보기 서비스 제공·배성재 등 전문 중계진 기용으로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나운서 배성재가 진행하는 생중계 축구 토크쇼 <쿠플쇼>를 스포츠 패스 전용 콘텐츠로 선보이기도 했다.
쿠팡플레이는 핵심 축인 스포츠 중계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면서 <저스트 메이크업>과 <자매다방> 등 신규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지 마시라 세 차례 만류 뿌리치고…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이해찬답게”
- “10층서 눈썰매, AI 아님”이라더니···캄차카 폭설 사진·영상, 상당수 ‘가짜’
- 멕시코 대통령 “BTS 공연 횟수 확대”…이 대통령에 민원 서한
- [속보] 이재명 대통령 부부, 이해찬 전 총리 조문…눈물 흘리며 국민훈장 무궁화장 직접 추서
- “거스름돈 먼저 주면 100만원 수표 내겠다”···편의점 돌며 1200만원 챙긴 40대 구속
- [단독]‘현장학습 중 이탈’ 4살 아이 사망, 유치원 교사에 ‘징역형’···전교조·교육청 반발
- ‘체포영장’ 관심 모은 로저스 쿠팡 대표, 지난주 재입국해 체류···30일 경찰 출석 예정
- 칠십은 노인네 같아 ‘세븐티’···김창완이 부르는, 회한 아닌 청춘의 시간
- 이 대통령 “국회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다”···국무회의서 입법 지연 비판
- [단독]검찰, 경찰이 불송치한 ‘유명 예능 PD 성추행 사건’ 보완 수사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