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변 길고양이 급식소 사료 버린 40대 ‘벌금형’
사료 버리고 스티로폼 상자 파손 혐의
A 씨 “위생 문제로 사료 치워 정당해”
재판부 “수단과 방법 정당하지 않아”

부산에서 길고양이 급식소에 둔 사료를 버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자신의 아파트 후문 쪽에 설치된 급식소 사료를 버린 이 남성에겐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고양이 급식소에 있던 1만 원 상당 스티로폼 상자를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이날 오후 11시 33분께 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B 씨에게 다가가 그러지 말라고 했고, B 씨가 “다른 이웃들에게 다 양해를 받았다”며 계속 밥을 주려 하자 “미친 X아, 개소리하지 마라”고 말하며 스티로폼 박스를 던져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다음 날인 그해 10월 14일 0시 35분께 같은 급식소 밥그릇에 있던 고양이 사료를 다른 장소에 버린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같은 날 오후 5시 56분께 같은 공간 밥그릇에 있던 사료를 주변 배수구에 버린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위생상 문제로 사료를 치웠기 때문에 재물손괴에 고의가 없고, 재물손괴가 맞더라도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아파트 후문 쪽에 고양이 급식소를 만든 B 씨에게 “위생상 문제가 있으니 밥을 주지 말라”고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B 씨가 고양이 밥을 계속 주는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 씨는 B 씨가 설치한 고양이 급식소임을 알면서 스티로폼 상자를 던져 파손했다”며 “2회에 걸쳐 사료를 버린 사실뿐 아니라 고의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 아파트 주변에 설치된 고양이 급식소에 위생상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스티로폼 상자를 파손하거나 사료를 버리는 행위가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에게 동종 전력이 없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