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과징금에 생산적금융 제약?…은행 자본규제 완화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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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 사상 첫 조(兆) 단위 과징금을 사전 통보받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 주목된다.
홍콩 H지수 ELS 과징금에 이어 조만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에서도 대규모 과징금 예상되면서 은행권이 자기자본 하락에 따른 '생산적 금융' 여력이 수십조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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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담합’ 결론도 임박…자본비율 급락할 수도
생산적금융 영향 우려에 과징금 인식 유예 등 검토
![홍콩ELS 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피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ned/20251130135355005lyhz.jpg)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국내 은행권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 사상 첫 조(兆) 단위 과징금을 사전 통보받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 주목된다.
홍콩 H지수 ELS 과징금에 이어 조만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에서도 대규모 과징금 예상되면서 은행권이 자기자본 하락에 따른 ‘생산적 금융’ 여력이 수십조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과징금이 확정될 때까지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하지 않도록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는 과징금이 부과되면 RWA가 즉시 늘어나는 구조”라며 “은행들이 대규모 과징금에는 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과징금 확정 전에는 반영을 유예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핵심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분자)을 RWA(분모)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RWA가 커질수록 비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은행권은 소송을 통해 과징금이 줄거나 취소될 수 있음에도 확정되지 않은 과징금을 즉시 RWA에 반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금감원이 지난 28일 홍콩H지수 ELS 판매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사에 약 2조원의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지하면서 규제 완화 논의에 더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는 금융회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통상 해당 금액의 600%를 운영리스크로 추가 인식해 최대 10년간 RWA 부담이 지속된다. 금감원의 사전 통보대로 과징금 규모가 2조원으로 확정되면, 단순 계산상으로도 약 12조원의 RWA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경우 금융지주 CET1 비율이 100bp(1.0%포인트)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해 왔다.

이처럼 CET1 비율이 대폭 하락하면 은행 입장에선 기업 대출이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앞서 5대 지주는 국민성장펀드에 각 10조원씩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해 총 73조∼93조원 규모의 생산적금융 공급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과징금은 전례가 없는 만큼, 자본비율 관리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과징금이 확정될 때까지 RWA 반영에 유예하는 방안과 함께 과징금에 따른 운영리스크 반영 기간을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방식도 가능한지 따져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관련 사고 재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반영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다.
은행권의 과징금 폭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조만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에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LTV 담합 의혹 사건 역시 대규모 과징금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감원에서 홍콩H지수 ELS 판매 은행에 사전 통지한 2조원의 과징금·과태료는 금융위 논의 단계를 거치며 줄어들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과징금이 부당이득액의 10배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 이내에서 감액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단계에서는 감경할 수 있는 폭이 제한돼 있어 최종 판단은 금융위 의결을 통해 최종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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