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담비, 사라져가는 ‘황금빛 사냥꾼’[에코피디아]

이태형 2025. 11. 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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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현재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주로 백두대간과 지리산, 설악산 등지의 깊은 산속에서만 그 모습을 드물게 확인할 수 있다.

담비는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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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이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단절시켜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합니다. 올해는 1995년 1월 1일 국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된 지 30년이 됩니다. 동식물을 아우르는 종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만 알지 못했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에코피디아(환경 eco+사전 encyclopedia)’란을 통해 국립생태원 연구원들로부터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담비[국립생태원 제공]

울창한 산속을 걷다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볼 수 있다. 작고 날렵한 몸집, 노란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털빛, 호기심 어린 눈빛을 가진 이 동물의 이름은 ‘담비’다.

귀여운 외모 때문에 한눈에 보기엔 순하고 귀여운 동물 같지만, 실상 담비는 산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강력한 사냥꾼이다.

담비는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몸길이는 약 60~70㎝, 꼬리 길이는 40㎝가량으로 몸무게는 1~2㎏ 정도이다. 가슴과 목 부위의 털이 밝은 황금색을 띠어 ‘노란목담비’라고도 불린다. 민첩한 몸놀림과 뛰어난 지능으로 숲속을 누비며 나무 위와 땅 위를 자유롭게 오간다.

흥미로운 점은 담비가 혼자 사냥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무리를 지어 협동 사냥을 한다는 점이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담비의 사냥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서로 역할을 나눠 상대를 포위하거나 몰아세우며, 때로는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고라니나 어린 멧돼지까지도 제압한다.

그 야성적 본능과 조직력은 “담비라면 호랑이와 맞설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렬하다. 작고 귀여운 얼굴 뒤에 감춰진 야생의 본성, 그것이 바로 담비의 진짜 모습이다.

담비[국립생태원 제공]

담비는 단순히 사냥만 잘하는 동물이 아니다. 자신의 세력권을 표시하기 위해 항문선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내뿜고, 이를 통해 영역을 유지한다.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에 있는 만큼 설치류나 조류의 개체 수를 조절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가을철에는 열매를 즐겨 먹어 씨앗을 퍼뜨리는 종자 확산자로서 숲의 순환에도 기여한다. 즉, 담비는 ‘사냥꾼’이자 ‘숲의 관리인’인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매력적이고 생태적으로 중요한 담비는 지금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과거에는 한반도 중부 지역 전역에서 흔히 관찰되던 포유류였지만, 산림 훼손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도로 개설에 따른 로드킬, 불법 포획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현재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주로 백두대간과 지리산, 설악산 등지의 깊은 산속에서만 그 모습을 드물게 확인할 수 있다.

담비는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이기도 하다. 담비가 살아간다는 것은 그 지역의 숲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우리는 담비의 생존을 지키는 것이 곧 우리 숲과 생태계의 미래를 지키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고 귀여운 얼굴 뒤에 감춰진 용맹한 사냥꾼, 담비는 여전히 우리의 산속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 조용히 싸우고 있다.

담비[국립생태원 제공]

고병록 국립생태원 전시동물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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