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통상권은 지금] <7> ‘개장 367년’ 역사 대구약령시…침체 벗고 자존심 되찾을까

권영진 기자 2025. 11.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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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세계적 한약재 유통거점으로 명성
임대료 상승·업주 고령화 등 영향 침체기 맞아
근대골목투어 및 의료관광특구 연계 활성화 박차
올해로 367년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대구약령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권영진 기자
'2025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 기간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대구약령시 일대가 북적거리고 있다. 약령시보존위원회 제공
대구약령시 한방디저트 페스타가 열린 지난달 26일 부스 주변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진 기자

올해로 367년의 전통을 이어온 대구약령시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령시 상인들이 한의약박물관 운영과 한방문화축제 개최 등 활력 회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예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약령시는 '메디시티 대구'의 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효종 9년인 1658년 약재 수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책사업의 하나로 매년 봄과 가을에 1개월에 걸쳐 경상감영 객사 주변(현 경상감영공원 일대)에 개장한 대구약령시는 1908년 대구읍성이 철거된 뒤 현재 위치인 중구 남성로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한약재 유통거점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일제강점기 때 수년간 시장에 폐쇄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대구약령시가 지금의 상설시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은 6·25전쟁 이후인 1960년대다. 1978년에는 대구약령시의 부흥을 위해 한약방 상인 등을 중심으로 약령시부활추진위원회(현 약령시보존위원회)를 발족하고,제1회 한방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한약재 도매시장, 한약재 상설전시관(현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등도 문을 여는 등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88년 대구약령시는 정부로부터 '전통한약시장지역'으로 지정받으며 한약재라는 단일품목을 취급하는 특수시장의 지위를 확보했고, 2004년 12월에는 한방특구로 지정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약재시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한약 대체제 시장의 성장, 업주 고령화, 임대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폐업이 늘고, 주변에 식당과 카페 등 한약재와 무관한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대구약령시는 또 다시 침체기를 맞게 됐다.

실제로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이곳에는 약업사 63곳, 한약방·국 23곳, 한의원 8곳 등 159곳의 한방업체가 모여있다. 이는 10년 전인 2015년(179곳)과 비교하면 11.2%나 감소한 것이다. 2000년대 초(210곳)와 비교해도 24.3%가 줄었다.

이에 오랜 역사를 지닌 대구약령시의 전통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상인들을 비롯해 지자체가 대구약령시의 재도약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자체는 근대골목투어와 의료관광특구를 연계해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한방 자원과 디저트 산업을 접목한 한방디저트페스타를 여는 등 대구약령시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상인들도 한방업체뿐만 아니라, 한방과 무관한 상권과의 교류 및 협력을 위해 대구약령시상인회를 만드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옛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구약령시의 부활을 위해서는 홍보 강화 및 주변환경 개선, 타 업종과의 상생, 온·오프라인 격차 해소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병식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대구약령시를 비롯해 주변에 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한 편"이라며 "특히 리모델링을 한 지 10년이 넘은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의 경우 지속적인 유지 및 보수가 필요하고, 관광객들에게 눈에 띌 수 있도록 홍보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약령시를 중심으로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식당·카페 등이 입점해있는 만큼, 이제는 한방업체뿐만 아니라 한방과 무관한 상점들과도 대구약령시 전체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교류 및 협력을 펼쳐 367년 역사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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