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2800만잔’ 블글라 개발자… “슈크림 라떼도 제 작품이죠”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5. 11. 3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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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가을 시즌 메뉴 ‘블글라’ 개발자 인터뷰
조지현 파트너 “티라미수를 음료로 재해석한 것”
디저트 개발자 출신으로 커피 음료에도 ‘디저트 감성’ 입혀
말글라 개발자 우소원 파트너는 1996년생 MZ세대
“트렌드 읽는 감각과 비주얼 요소도 중요한 개발 기준”
스타벅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를 개발한 조지현 파트너(오른쪽)와 말차 글레이즈드 라떼를 개발한 우소원 파트너. [한주형기자]
스타벅스의 가을은 단연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블글라)’로 시작된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매년 가을 시즌 한정으로 돌아온 블글라는 올해 특히 큰 인기를 끌며, 판매 기간이 한 달 연장돼 12월까지 판매된다. 총 70일간 판매되는 것으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올가을에는 ‘말차 글레이즈드 라떼(말글라)’가 새롭게 더해지며 시즌 라인업이 확대됐고, 두 음료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 잔을 돌파했다.

지난 26일 매일경제는 이 히트 음료의 숨은 주역인 조지현 파트너(블글라 개발자)와 우소원 파트너(말글라 개발자)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본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스타벅스 프로모션 음료팀 소속으로, 1년에 약 100잔에 달하는 다양한 음료를 기획·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출시로 이어지는 제품은 10~20%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다시 출시되지 않는다.

그 치열한 가능성을 뚫고 매년 나오는 블글라는 그야말로 ‘대단한’ 메뉴다. 조지현 파트너는 “블글라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디저트인 티라미수를 음료로 재해석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달콤한 블랙 글레이즈드 크림을 얹어, 단맛과 쌉싸름한 맛의 균형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올해 11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2800만 잔에 달한다.

그는 “처음엔 자바칩을 분쇄해 올리거나 깔루아 시럽을 넣어보기도 했지만, 맛이 지나치게 달아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다”며 “여러 시도 끝에 흑당 파우더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회상했다.

조 파트너는 2014년 스타벅스에 입사하기 전,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등 디저트를 개발해온 7년 경력의 ‘디저트 전문가’다. 이 경험은 스타벅스에서도 빛을 발하며 누적 2100만 잔이 팔린 봄 시즌 대표 음료 ‘슈크림 라떼’와 이번 시즌 겨울음료인 ‘코코말차’ 등 히트 메뉴 개발로 이어졌다.

그는 디저트에서 크림이 핵심인 만큼, 블글라의 ‘쫀쫀한 폼’과 슈크림 라떼의 ‘슈크림’에도 특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 파트너는 “첫입은 꼭 빨대 없이 드셔보시길 권한다”라며 “입으로 직접 크림의 질감을 느껴야 진짜 매력이 살아난다” 강조했다.

블글라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넘어, 홍콩·대만·인도네시아 등 해외 스타벅스 매장에도 진출하며 ‘역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가 꼽은 개발의 핵심은 ‘대중성’과 ‘차별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이면서도, 스타벅스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파트너는“누구나 좋아할 만한 재료를 기본으로 하되, ‘왜 이게 스타벅스에서만 가능한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전했다. 이어 “슈크림이나 티라미수처럼 이미 검증된 디저트를 음료로 재해석한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우소원 파트너도 조 파트너의 말에 공감했다. 음료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맛이라는 것이다.

올해 첫 출시된 ‘말글라’는 말차 특유의 씁쓸함과 글레이즈드 시럽의 단맛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 파트너는 말차의 풍미를 살리면서도 시럽이 그 맛을 덮지 않도록 수백 번에 걸쳐 배합을 실험했다. 초기에는 밀크폼을 나눠 중앙에 말차 샷을 넣는 방식, 혹은 모든 재료를 미리 섞는 방식 등 여러 조합과 비주얼을 시도하며 최적의 형태를 찾아갔다.

우 파트너는 음료의 ‘비주얼적인 매력’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1996년생 MZ세대인 그는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그만큼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뛰어나다. 입사 당시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음료 3가지를 개발하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도 차별성이 돋보였다. 배합 성분표를 분석하던 다른 지원자들과 달리 그는 1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설문지를 돌렸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여름 음료를 기획했다.

우 파트너는 “사진 찍고 SNS에 공유하는 시대이기에 시각적으로도 인상 깊은 음료를 고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전작인 ‘프렌치 바닐라 라떼’나 ‘라이트 핑크 자몽 피지오’ 역시 색감과 비주얼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두 파트너 모두 블글라와 말글라를 사계절 내내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파트너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개발자로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우 파트너는 “슈크림 라떼가 나오면 ‘아, 봄이 왔구나’, 블글라가 출시되면 ‘가을이네’ 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시즌 음료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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