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해체" 김종철, 방송통신 사령탑 후보로
지난 5월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사건 파기환송에는 "분노가 치민다"
"검찰개혁, 경찰개혁, 정보기관개혁 거부해온 정당이 국민의힘" 주장도
국민의힘 "방송·통신 문외한...좌파단체 행보 대표적 폴리페서" 반대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 후보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김종철 후보자는 한국언론법학회 회장, 공법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한계에 대해 이해가 깊은 헌법학자이자 언론법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는 기명 칼럼에서 검찰과 사법부를 비판해 온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지난 10월16일자 경향신문 칼럼 <제왕적 대법원장제와 민주화의 역설>에서 “1987년 민주화 이전의 독재체제에서 권력자의 충실한 도구였던 검찰은 민주화 이후에는 민주화의 성과를 배경으로 법치주의의 본질을 왜곡해 검찰 조직 이기주의의 장식물로 전락시켰다. 급기야 검찰국가를 감행하는 만용을 부리다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해체의 단죄를 받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를 향해선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진행된 내란 사태를 다루면서 사법 정의의 수준을 형편없이 퇴행시키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국사 사건을 일반 형사사건처럼 다루는 것은 사법권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1일자 경향신문 칼럼 <헌법에 도전하는 대법원의 오판>에서는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검사 출신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친위쿠데타에 뒤이어 내란범의 구속 취소 결정과 이번 대법원 판결로 시대착오적인 친위쿠데타로 손상된 헌정을 회복하는 과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헌법학도의 입장에서 안타깝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고 개탄했다. 김 후보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결정은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이례적인 구속취소와 특혜적 대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오히려 사법 불신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12월19일 경향신문 칼럼 <탄핵 골든타임, 섣부른 개헌론을 경계함>에선 국민의힘을 향해 “그동안 검찰개혁, 경찰개혁, 정보기관개혁을 거부해온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는 점은 이 정당이 내란 방조마저 불사하는 행태와 맥이 닿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의 망상이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정치에 뿌리내린 극우정당의 정체성과 닿아 있으며 이들이 정치화된 검찰 등 권력기관과 결탁하고 있음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법무법인 경 공익연구소가 올해 3월~5월 진행한 포커스그룹 인터뷰(FGI)에서도 김 교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혐오 표현 규제는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혐오 표현 규제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 큰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제도화할 방안도 아직 마땅치 않다”고 답했다.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선 “검찰은 기소만 담당해야 하며 법무부는 탈검찰화해야 한다. 법무부는 문민통제 원칙하에 운영돼야 한다. 법사위원장을 비법조인으로 임명한 것처럼 법무부도 검찰 출신에게 맡기는 잘못된 접근을 시정해서 정치적 통제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2019년 8월 한국언론법학회장 시절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를 주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범죄화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시민사회의 여론 수렴을 방해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는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의 수준을 좌우하는 중요한 현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28일 김 교수 지명을 두고 “김 후보자는 방송·통신 정책에 대한 실무 경험이 전무한 데다, 참여연대, 민변 등 좌파단체와 행보를 나란히 해온 대표적 폴리페서”라며 “명백한 '언론 장악 시도'이며,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정치적 인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과거 통진당 해산 청구에 대해선 '법치주의 유린'이라고 쌍심지를 켰던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중단 관련해, '재판을 중단시킨 재판부 판단은 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감쌌다”며 “이재명 하수인”이라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방송통신 문외한'을 위원장으로 앉혀 미디어 거버넌스를 권력의 도구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 같은 주장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철 지명자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난은 저급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지명자의 참여연대·민변 활동은 공익적 활동으로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의 대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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