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1년] ⑤ 역성장 수렁에서 소비쿠폰·반도체 힘입어 탈출
부동산은 여전히 난제…트럼프 2기 정책 대응·고환율 '뉴노멀' 과제
![한국경제 수출입 현장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확정된 11월 14일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yonhap/20251130070318530kqla.jpg)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안채원 송정은 기자 = 충격적인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경제는 바람 앞에 놓인 촛불 같은 처지로 내몰릴 뻔했으나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면서 반도체 호황과 소비 회복 등을 동력 삼아 다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계엄 선포 7개월 만에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인공지능(AI)·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경제를 성장 전략으로 내걸었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는 고령화 등 구조적 과제와 미중간 경쟁 등에 따른 세계 경제안보 지형 변화를 넘어서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서울=연합뉴스) 2025년 4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yonhap/20251130070318741blvy.jpg)
비상계엄으로 한국 경제는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신인도가 추락할 위기로 내몰렸다. 국가 신용등급 하락은 줄줄이 연쇄 작용을 일으켜서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 계엄이 곧 해제됐지만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경고 메시지를 내며 쉽게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비상계엄 충격파는 곧바로 경제지표로 확인됐다.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직전 분기 대비)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계엄과 함께 급등했다. 환율은 계엄 당일 낮 거래 종가 1천402.9원이었다가 연말·연초엔 1천47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는 정치권이 대통령 탄핵안을 놓고 대치하는 가운데 작년 12월 9일 장중 2,360.18까지 내려앉아 약 1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4,000 시대로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2025년 10월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yonhap/20251130070318918yykf.jpg)
계엄 후 줄곧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던 한국 경제는 헌법재판소가 4월 4일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전환 국면을 맞았다.
대통령 공백 상태인 5월과 새 정부 출범 직후인 7월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합계 45조원 남짓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내수를 뒷받침했다.
두 번째 추경(31조8천억원)에 반영된 약 12조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집계한 지난달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3.5%(계절조정치) 상승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훈풍은 정부의 AI 정책과 맞물려 투자 심리를 일깨웠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미중 무역 협상 타결 전망 속에 코스피는 지난달 하순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돌파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종목은 신고가를 거듭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성장률은 2분기에 0.7%로 반등했고 3분기에는 1.2%(속보치)까지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계엄 후 정치 거버넌스 공백 속에서 한국 경제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시달렸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숨 가쁘게 미국과 협상에 나서서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해법을 찾아야 했다.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결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은 자동차 등 주요 산업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되 2천억달러 현금 투자와 1천500억달러 규모 조선 협력 투자로 하기로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남산에서 본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yonhap/20251130070319097icas.jpg)
계엄 충격을 털어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난제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에 초점을 맞춘 6·27 대책,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규제하는 10·15 대책 등을 내놨다.
하지만 10·15 대책 후 전셋값이 한 달 새 2%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이달 서울 아파트 가격이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사정이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나 다양한 요인에 따른 고환율 등도 당장 닥친 과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연초 계엄으로 인한 불안은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안정성이 오히려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실질적인 효과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지속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대미투자를 글로벌 밸류체인을 선도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전략적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달러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율이 높으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결국 가계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달러화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30/yonhap/20251130070319295pned.jpg)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1달러에) 1천450원대에서 고착될 수 있고 1천500원에서 등락하며 뉴노멀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고환율이 수출 면에서 좋을 수도 있지만 원부자재를 수입·가공해서 수출 기업에 납품하는 산업구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중견기업 협상력 높여줘야 하고 이들에 대한 정책금융도 확대해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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