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허공에의 질주’, 이제 가서 세상을 바꿔라[곽명동의 씨네톡]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2025)와 시드니 루멧 감독의 ‘허공에의 질주’(1988)는 도망자 가족의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 닮았다. 실제로 앤더슨 감독은 ‘허공에의 질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1970년대 반전 운동 과정에서 폭탄 테러에 가담했던 부모(아서와 애니 포프)는 수십 년 동안 신분을 숨긴 채 떠돌아다닌다. 큰아들 대니(리버 피닉스)는 음악적 재능을 키우며 평범한 삶을 갈망하지만, 가족의 도피 생활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하고 끊임없이 정체성의 위협에 놓인다.
‘원 배틀’에서 과거 혁명단체의 폭파 전문가였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실패한 작전 이후 딸 윌라(체이스 인피니티)와 함께 외딴 곳에 숨어 살고 있다. 술과 마약에 찌든 전직 혁명가 밥은 과거의 적 스티븐(숀 펜)이 나타나 딸을 납치하자 마지막 전투에 나선다. 두 영화 모두 ‘도망다니는 혁명가의 삶’을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루멧 감독이 인간적 고뇌와 가족의 희생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앤더슨 감독은 혁명의 유산이 현대에 이르러 겪는 혼란과 함께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원 배틀’은 급진적 혁명 조직이 이민자를 구출하고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는 장면 등을 통해 트럼프 시대를 정조준한 듯한 인상을 준다. 스티븐은 겉으로는 혁명가를 척결하고 이민자를 배제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이주 노동자에 의존해 살아가며 흑인 여성과의 사이에서는 자신의 욕망에 쉽게 굴복한다. 인종적 편견으로 뭉쳐 있는 그의 모순적 행동은 미국 사회의 가장 어둡고 음습한 단면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치적 관점보다는 세대 간의 이야기로 접근할 때 더욱 깊게 다가온다.

‘원 배틀’의 제목은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로 점철된 극우적 국가 시스템과 권력층에 맞선 저항과 투쟁이 세대를 넘어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암시한다. 윌라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투쟁의 대열에 합류하며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는다. 이는 ‘허공에의 질주’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제 가서 세상을 바꿔봐. 네 엄마와 나는 노력했어”라고 말하고 길을 떠나는 장면과도 맞닿아 있다.
부모 세대는 실패했지만 자식 세대는 그 실패를 넘어선다. 역사는 그렇게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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