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 칼럼)‘대법원장 조희대’는 ‘정당대표 이재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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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2일 열린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이 구속되면 여권이 쾌재를 부른다.
정청래 대표는 "추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다.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같은 사법 개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장판사가 영장을 발부하지 않으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공개 경고인데, 여기엔 심각한 '무지'(無知)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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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를 받는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2일 열린다. 영장 발부냐 기각이냐에 따라 탄핵정국의 흐름이 크게 달라진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이 구속되면 여권이 쾌재를 부른다. 벼르고 있던 위헌 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나설 명분을 얻는 까닭이다. 헌재에서 장기간 심의를 거쳐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지금부터 내년 6·3 지방선거 때까지 '내란 정당' 구호를 써먹을 수 있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내란 정당 프레임은 사실상 무너진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음에도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정치적 내란 공세 자체도 흔들린다. 특히 영장 기각 사유에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 외에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들어가면 여권에 최악이다. 이에 대비해 민주당은 '플랜B'를 준비했다.
정청래 대표는 "추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다.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같은 사법 개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장판사가 영장을 발부하지 않으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공개 경고인데, 여기엔 심각한 '무지'(無知)가 있다. 정확히는 '의도된 무지'일 것이다.
우리 헌법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돼 있다. 판사의 판결에 누구도 참견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 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건 대법원이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나중에 무죄가 됐으나 정치권도 발칵 뒤집힌 대형 사건이 있었는데, 지금 여권이 법관의 독립성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정 대표와 민주당이 법원 시스템에 대해 의도된 무지를 드러낸 사례는 여럿 있었다. 최근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내놨는데, 핵심은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는 내용이었다. 정치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년 2월 있을 인사 때 정권에 불리한 재판을 할 판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한다. 그러나 법관 인사는 대법원장 혼자 독단적으로 할 수 없다. 대법원 소속 법관인사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는 시스템 인사가 정립돼 있다.
대법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개별 판사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인사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여권이 주장하는 건 일단 의도적이다. 여기에 더해 정당, 특히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과의 혼돈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 당시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당직 인선과 공천은 물론이고 윤리심판원의 당원 징계에도 입김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대법원장은 제왕적 당대표만큼의 실권이 없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조기 대선 직전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걸 '조희대 작품'이라며 아직도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대법관들의 숙의를 거쳐 선고 시점을 정했고, 판결도 다수결로 해 유죄 10, 무죄 2가 나왔다.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대법원장이 혼자 선고 날짜를 지정한 뒤 모두 유죄를 내리라고 '지시'했는데 2명이 이탈한 셈이 된다. 이건 대법관 모두에 대한 모독이다.
당대표 1극 체제의 정당에서나 가능한 일을 사법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대법원에 그대로 적용해 애꿎은 사람을 잡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 경우 집단 린치에 당하는 사람만 억울한 게 아니라 사법부 개편의 방식 등으로 시스템도 무너진다. 그동안 잘 유지되던 사법제도가 입법부의 의도적 타깃 오판으로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추 의원 영장 실질 심사 이후의 나라가 더 걱정되는 이유다.
송국건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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