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면 10만원 안 하면 5만원? 축의금도 고민되는 '고물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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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을 낸 하객이 10명 중 7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에 오지 못한 하객들은 5만원을 보냈고, 참석자 대부분은 기본 10만원을 냈더라고요. 친인척 관계나 아주 가까운 사이의 경우에는 30만원 이상의 고액 축의금도 많았어요."
2년 사이에 축의금 기준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배 높아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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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기본값 10만원 시대
2년 사이에 2배 올라간 기준
물가·결혼 예식비용 상승 탓
식대에 맞춘다는 의무감 있어
하객들 금액 부담 커지는 중
![축의금플레이션이 하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9/thescoop1/20251129172445182dxzb.jpg)
# 지난 7월 결혼한 A씨는 이전과 달라진 '축의금 수준'을 실감했다. 10만원을 낸 하객이 10명 중 7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에 오지 못한 하객들은 5만원을 보냈고, 참석자 대부분은 기본 10만원을 냈더라고요. 친인척 관계나 아주 가까운 사이의 경우에는 30만원 이상의 고액 축의금도 많았어요."
#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린 B씨 역시 "대학 동아리 후배들이나 직장 동료 등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10만원을 보냈다"며 "물가가 오르다 보니 기본 10만원을 예의로 생각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인이나 배우자와 함께 온 경우에는 20만원을 낸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1인 식대를 그 정도로 생각한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질문 중 하나. 결혼식에 갈 때 얼마를 내야 '적당한' 축의금일까. 과거엔 3만원이 기본이었지만, 5만원권 지폐가 등장한 이후엔 5만원이 사실상 기본금액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엔 '축의금 10만원'이 기본값이 된 듯하다. 물가가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다.
참 어려운 질문 "축의금 얼마 낼 거에요?"이런 '축의금플레이션(축의금+Inflationㆍ표①)은 데이터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온라인 축의금 송금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축의금 평균액은 2021년 7만3000원, 2022년 8만원, 2023년 8만3000원, 2024년 9월 기준 9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1994년 축의금 평균이 2만8000원(한국갤럽)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년간 3.2배 증가한 셈이다(표②).
직장 내에서도 축의금 기준이 10만원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지난 5월 직장인 844명에게 물어본 결과, 61.8%가 직장 동료 결혼식에 참석해 식사까지 할 경우엔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응답했다. 다음은 '5만원(32.8%)' '5만원 미만(3.2%)' '15만원(1.4%)' 순이었다(표③). 2023년 같은 조사에선 '5만원(65.1%)'이 가장 많았고, '10만원(21.3%)'이 뒤를 이었다. 2년 사이에 축의금 기준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배 높아졌다는 얘기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9/thescoop1/20251129172446536esuz.jpg)
결혼식 축의금이 이렇게 오른 건 예식비용이 그만큼 비싸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결혼 서비스 업체 504개사를 조사한 결과, 전체 결혼 서비스 평균 비용은 2160만원(이하 8월 기준)으로 6월(2074만원)과 비교해 4.1% 올랐다(표④). 결혼비용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식대와 대관료였다. 전국 결혼식장 1인당 식대 중간 가격은 6만원으로, 6월 대비 2000원(3.4%) 올랐다(표⑤).
대관료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국 결혼식장 평균 대관료는 같은 기간 30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50만원(16.7%) 비싸졌다(표⑥).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은 69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60만원(8.7%) 올랐고, 경상 지역의 경우 13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2.1배가 됐다. 이는 하객들이 내는 축의금 기준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첩정장이 고지서 된 현실문제는 축의금플레이션이 하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초년생 정나언(27)씨는 "직장 동료들 결혼식에 참석할 때 5만원은 좀 부끄러워서 10만원씩 하고 있다"며 "우리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식사 할 거면 10만원, 식사 안 할 거면 5만원'이라는 말까지 나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최다함(29)씨 역시 축의금 때문에 고민이 깊다. 그는 "올가을에 대학동기들 결혼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한 달 축의금만 30만원 썼다"며 "결혼 자체는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지만, 같은 달에 결혼식이 몰리면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청첩장이 고지서로 느껴진다'는 글을 읽은 적 있었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다"고 말했다.
![축의금을 얼마만큼 내야 적당한 걸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9/thescoop1/20251129172447812ywei.jpg)
전문가들은 축의금플레이션 현상을 두고 사회적 대화가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허창덕 영남대(사회학) 교수는 "결혼식 축의금이 오르는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결혼 비용 상승, 고물가, 사회적 분위기 등 외적 요인과 연관성이 깊다"면서 말을 이었다.
"개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결혼식 참석을 고민하거나, 하객으로서의 의무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결혼식'을 축하의 자리로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인 듯하다." 세상에서 가장 대답하기 힘든 질문, '축의금 얼마가 적당해?' 우린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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