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로부터 '1번 사수' 박치국 관점에서 들은 등번호 에피소드 "3분, 컵라면이 익는 시간" [MD고척]

고척 = 박승환 기자 2025. 11. 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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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박치국./고척 =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 박찬호./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3분. 컵라면이 익는 시간이었죠"

두산 베어스 박치국은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번'의 등번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통해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된 박찬호는 지난 23일 '2025 곰들의 모임'에서 취재진과 만나 등번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찬호는 KIA 타이거즈 시절 46번, 4번, 25번, 1번까지 수많은 등번호를 달아왔다. 가장 최근까지 쓴 번호는 1번.

이에 박찬호는 두산에서도 1번을 사용하길 희망, 박치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찬호는 "처음에 (박)치국에게 전화를 했더니 '드려야죠'라고 하더라. 그래서 '진짜 그래도 돼?'라고 되물었다. 사실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던져봤는데, 흔쾌히 준다고 하더라. 이후 '형이 합당한 선물을 줄게, 혹시 마음이 바뀌면 전화 해'라고 했는데, 이 말을 했으면 안 됐다"고 밝혔다.

"3분이 안 가더라"며 "치국이가 3분 정도 뒤에 전화가 와서 '형 죄송해요. 못 바꿀 것 같아요'라고 했다"고 웃었다. KIA에서 1번을 사용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많았지만, 박찬호는 후배가 2026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만큼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박찬호는 "(박)치국이가 너무 중요한 해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치국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무리해서 번호를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치국이 29일 취재진과 만남에서 자신의 관점에서 등번호와 얽힌 에피소드를 풀었다. 그는 "3분이었다. 컵라면이 익는 시간"이라며 "처음 (박)찬호 형이 전화가 왔을 때는 '드리자'는 마음이었다. 찬호 형이 명품 가방 이야기를 했는데 '형 그런거 안 주셔도 됩니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기 전에 찬호 형이 '마음 바뀌면 이야기해'라고 하더라"고 말 문을 열었다. 박찬호가 후회를 한 지점.

두산 베어스 박찬호./두산 베어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 두산 박치국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두산 베어스 이교훈./두산 베어스

박치국은 "번호를 바꾸기로 마음을 딱 먹었는데, 순간 너무 허탈하더라. 내가 지금까지 1번을 달고 잘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한 시즌을 잘했다. 그리고 내년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는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게 3분이었다. 그래서 '내년에 너무 중요한 시즌이고, 제가 조금만 더 달아도 되겠습니까?'라고 했는데, 찬호 형이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고 웃었다.

박치국도 1번에 대한 애착이 적지 않은 듯했다. 중학교 시절 1번을 사용한 뒤 줄곧 1번을 달고 싶었지만, 함덕주가 LG 트윈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1번을 사용하지 못했다. 심지어 고교 시절에도 1번을 달지 못했다고.

박치국은 "중학교 때 1번을 달았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다같이 50번대로 맞추자고 해서 달지 못했었다. 그리고 두산으로 온 뒤에도 오현택 선배가 1번을 사용하는 등 달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함)덕주 형이 이적을 하면서, 2021년부터 1번을 달게 됐다. (박)찬호 형에겐 미안하지만, 예전부터 1번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고 밝혔다.

이후 박찬호는 박치국을 통해 이교훈의 번호를 받아냈고, 박치국의 1번 대신 이교훈의 7번을 양보 받게 됐다. 이에 박찬호는 7번을 양보한 이교훈에게 300만원 수준의 명품 가방을 선물하기로 했다.

1번을 사수하게 된 만큼 박치국은 내년에도 반드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다. 박치국은 "2017년부터 프로 생활을 했지만, 올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었다. '아직 안 죽었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마음으로 내년도 준비할 것"이라며 "입이 빠르면 항상 결과가 안 좋았기에 FA 등을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도 형들(이영하, 최원준)이 많이 받은 것처럼 더 열심히 해서, 두산 베어스에 잘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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