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손예진 결혼한 그곳 가봤더니…호텔 웨딩의 모든 것[New & Good]
대관료 비싼 만큼 여유 있는 결혼식 진행
염도는 물론 채식 여부 등도 셰프와 조율

18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 본관에서 차로 천천히 2분 정도 가자 영국 귀족이 살 법한 2층 규모의 저택 '애스톤하우스'가 보였다. 현빈·손예진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는 등 많은 연예인 커플이 미래를 약속했던 웨딩 명소다.
1층에서 야외 정원으로 나가니 파란 하늘과 드넓은 한강이 눈 앞에 가득 들어왔다. 왼쪽으론 고덕토평대교 넘어 경기 남양주시와 고덕신도시, 오른쪽엔 잠실롯데타워가 훤히 보였다. 워커힐 호텔을 품고 있는 아차산을 뒤로 놓고 보면 누가 봐도 알기 쉬운 배산임수(背山臨水) 자리였다.
날씨가 궂을 때 야외 정원 대신 식사 등 피로연을 여는 1층 홀을 지나 중앙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가자 웨딩홀의 꽃인 신부 대기실이 나왔다. 가로, 세로 각각 2미터가 넘는 은빛 초대형 거울, 창문에 액자처럼 담긴 한강과 햇살은 결혼식 주인공 신부의 꽃단장을 돕고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2층 양 끝 쪽은 최고급 호텔 객실처럼 침대, 욕조 등을 각각 갖췄다. 결혼식 일정으로 지칠 법한 신랑, 신부 가족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세계적 인테리어 전문업체 윌슨앤어소시에이션이 디자인한 애스톤하우스는 기존엔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 등 VIP 행사 장소로 사용하던 곳이다. 2001년, 2017년 리모델링을 거쳐 결혼식, 가족 기념일 공간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외부 시선을 받지 않고 가족, 지인들과 축하할 수 있다 보니 배용준·박수진, 김승우·김남주, 지성·이보영, 연정훈·한가인 등 여기에서 결혼한 연예인 커플이 많다. 2012년부터 워커힐 호텔 웨딩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이선영 매니저는 "애스톤하우스는 웨딩을 위한 완벽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신랑·신부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결혼식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호텔 웨딩은 연예인, 기업인 등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워커힐 호텔 개관 이듬해인 1964년 결혼식을 올린 배우 신성일, 엄앵란 부부가 한 예다. 업계에선 2001년 드라마 '호텔리어' 방영으로 호텔 웨딩이 대중에게 노출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결혼식 장소로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고 본다.
자녀 셋 결혼시킨 혼주, 칠순 잔치 주문

워커힐 호텔의 경우 애스톤하우스와 함께 본관에서 대형 비스타홀, 중형 워커홀, 소형 아트홀 등 네 곳을 결혼식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60명부터 7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호텔이 일반 웨딩홀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차별점은 시간이다.
대관료가 높은 만큼 본관 웨딩은 점심과 저녁 두 팀, 애스톤하우스는 하루 한 번만 결혼식을 치른다. 30분, 한 시간 만에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일반 웨딩홀과 달리 최대 세 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여유롭게 결혼 행사를 진행하고 손님을 맞을 수 있다. 대관료는 가장 비싼 애스톤하우스가 1,100만 원, 규모가 작은 아트홀은 300만 원이다.
식대 등 고품질 서비스도 호텔 웨딩이 자랑하는 장점이다. 워커힐 호텔은 한식, 양식 코스 두 가지를 운영한다. 워커힐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 신랑·신부, 가족 등은 일반 웨딩홀처럼 결혼식 전 먼저 호텔을 찾아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단 식사 서비스는 다른 커플의 결혼식 날 방문해 뷔페를 먹는 일반 웨딩홀과 다르다.

워커힐 호텔은 우선 한강이 보이는 독립된 방에서 식사를 제공한다. 또 밥을 먹은 뒤에는 셰프가 찾아와 조율을 거친다. 음식의 맵고 짠 정도는 물론이고 하객의 채식, 알레르기 여부 등도 미리 파악한다. 간이 있는 음식을 아예 넘기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사찰 음식 코스를 준비한 적도 있다. 식대 가격은 구성에 따라 13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다.
웨딩을 아름답게 연출하는 꽃도 호텔에서 누리는 최상급 서비스다. 각자 취향에 맞는 꽃을 준비해 매 예식마다 다른 분위기를 낸다. 애스톤하우스를 예로 들면 계절에 맞춰 야외 정원과 어울리는 꽃을 고른다. 기본 꽃 비용은 아트홀 880만 원, 애스톤하우스 3,000만 원이고 1억 원을 넘게 쓰는 경우도 있다. 호텔이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는 더 있다. 명패를 식사 테이블 위에 올리고 싶다는 신랑·신부, 혼주 요청에 이름표를 배치하고 자리 안내, 알맞은 식사를 놓는 게 대표적이다.
이 지배인이 호텔 웨딩 부문에 일하면서 맡은 결혼식만 400건이 넘는다. 평생 한 번인 결혼식을 섬세하게 준비하는 그는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이 지배인은 "자녀 셋을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시킨 한 혼주님이 얼마 전 이제 본인 칠순 잔치 준비를 요청했다"며 "이런 경우 큰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웃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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