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전주시장, 완주·전주통합 입장…‘2일 천하’된 까닭은
25일 “민선 8기엔 쉽지 않아”→27일 “절차 현재진행형”
자신의 발언 후폭풍…‘통합 무산 논란’ 사전 진화용 관측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이 완주·전주 행정 통합과 관련해 27일 "통합 추진 절차는 절대 끝나지 않았다. 현재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우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민 의사 확인을 위한 주민투표 또는 의회의결 사안을 담은 권고 절차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지속해서 행안부 장관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우 시장은 이어 "완주·전주 통합 추진은 2024년 6월 완주군민 주민 연서에 의해 건의된 사안"이라며 "전주시가 일방적으로 통합 논의를 중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선 8기 완주·전주 통합이 어렵다'는 견해를 처음으로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이다. 행정 신뢰를 강조하는 자치단체장에게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다.

첫 간담회서 입장이 진심?…'현실의 벽 솔직히 고백'
앞서 우 시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특별법 제정과 행정적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민선 8기 내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통합시 출범 목표가 2030년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관가에선 이를 민선 8기 들어 전북도와 전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전주·완주 통합'이 사실상 어려워졌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 부정적 의견이 많은 완주에서 통합 설명회까지 강행하며 '물세례' 봉변까지 당한 우 시장이지만 민선 8기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마주한 현실의 벽을 솔직히 고백한 것으로 풀이됐다.
통합의 전제조건인 주민투표가 지연되고, 상대인 완주지역의 완강한 반대 여론까지 겹치면서 이번에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에 따라 막판 뒤집기를 위한 '한방'이 없는 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은 정치권과 지자체의 공통된 인식이다. 통합을 위해서는 행안부의 주민투표 권고→주민투표→통합시 명칭 짓기→특별법 제정→국회 통과 등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는 무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민투표법은 공직선거법을 따르는 선거가 실시되는 때에 선거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주민투표를 발의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설령 주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그 시기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완주군 내 거센 반발은 더욱 문제다. '완주·전주 통합 반대 대책위원회'는 최근 지방시대위원회에 건의문을 제출하며 "여론조사에서 완주군민 65~71%가 통합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주 중심의 흡수통합 우려가 크고 주민 의견이 정치 논리에 밀리고 있다"며 관련 법령 개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통합 쌍두마차' 김관영 전북지사 의식한 번복?
이런 전후 사정을 모를리 없는 우 시장이 이날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전향적 입장을 낸 '속사정'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틀 전 자신의 발언이 '통합 무산 논란'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자 서둘러 진화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통합을 함께 견인했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통합이 지지부진하면서 김 지사의 생각은 우 시장과 미묘한 차이가 났다.
김 지사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내 전주·완주 통합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밝혀 우 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김 지사는 전반적으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임기 끝자락까지 반전을 만들려 하거나 주민투표 권고 권한이 있는 행정안전부 내 기류 변화 등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가능하다.
김 지사와 함께 통합 추진의 쌍두마차였던 우 시장이 이제 와 슬그머니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곱지 않은 해석도 통합 '불씨'를 살려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 네 번째 시도…녹록지 않은 '현실' 반영
무엇보다 평소 우직한 단체장이란 평가를 받는 우 시장이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 이틀 사이에 결이 다른 입장을 표명한 근본적인 이유는 녹록지 않은 현실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주와 완주의 행정통합 추진이 1998년 첫 시도 이후 네 번째 도전이지만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전주·완주 통합은 완주군민 6000여명의 서명 건의서가 지방시대위원회에 제출되며 10년 만에 공식화됐지만, 주민투표 미실시·반대 여론·정치 일정이라는 3중 장벽에 가로막혀 추진 동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바닥 민심을 듣고자 지난 7월 20일부터 반대가 심한 완주군 삼례읍으로 주소지를 옮긴 김관영 지사의 '완주 살이'가 완주 아파트 계약(6개월) 만료에 따라 계약 연장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예상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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