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비’처럼 정든님 떠나간다… 40주기 맞은 ‘이름 모를 소녀’ 가수 김정호

이한수 기자 2025. 11.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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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1985년 11월 29일 33세
가수 김정호.

가수 김정호(1952~1985)는 1985년 11월 29일 33세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조선일보 지면에는 1단으로 부음 기사가 실렸다.

“‘이름 모를 소녀’ ‘하얀 나비’ 등의 히트곡이 있는 가수 김정호(본명 조용호·34)가 29일 낮 12시 15분 서울대학병원에서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김씨는 애절한 목소리로 소녀팬들에게 인기가 높았으며, 수 년간 폐결핵을 앓아왔다.”(1985년 11월 30일자 10면)

김정호 사망. 1985년 11월 30일자 10면.

유족으로 1977년 결혼한 아내와 어린 쌍둥이 딸이 있었다. 안타까운 소식에 동료 가수들이 유족 돕기 추모 공연을 열었다. 1986년 5월 31일 열린 ‘김정호 추모의 밤’ 공연에는 나훈아 김수희 조영남 하남석 높은음자리 한마음 등이 참여해 김정호 노래를 불렀다. 행사를 주최한 아시아레코드 박경춘 사장은 수익금 1200만원을 유족에 전달했다.(1986년 5월22일자, 6월 6일자)

1986년 1주기를 맞아 유족 돕기 추모 앨범이 나왔다. 동료 가수 16명이 각각 김정호 노래를 불렀다. 송창식이 ‘잊으리라’, 하남석이 ‘사랑가’, 이정선이 ‘세월, 그리고 바람’, 어니언스 ‘사랑의 진실’, 홍민 ‘지난 겨울’, 윤승태 ‘작은새’, 윤시내 ‘하얀 나비’, 전영록 ‘나그네’, 신형원 ‘보고싶은 마음’, 한마음 ‘빗속을 둘이서’, 이태원·강은철 ‘기다림’, 김학래 ‘고독한 마음의 미소는 슬퍼’, 김현식이 ‘님’을 각각 불렀다. (1986년 11월 1일자 12면)

1986년 11월 1일자 12면.

김정호는 1974년 ‘이름 모를 소녀’로 데뷔했다. 이듬해 발표한 ‘하얀 나비’가 잇달아 히트하며 인기 가수로 떠올랐다.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에 한 서린 듯한 음색이 잘 어우러졌다. 외가가 국악인 집안이었다. 외조부는 판소리 명창 박동실, 어머니 박숙자도 판소리 명창이었다.

가수 생활은 금세 중단됐다. 1975년 12월 대마초 상습 흡연 혐의로 기소됐다. 방송 출연을 할 수 없었고 군에 입대했다. 이때 이미 폐결핵이 발병한 상태였다. 1980년 이후 앨범을 몇 장 더 냈지만 건강 악화로 제대로 활동할 수는 없었다.

1983년 11월 죽음에 임박해 낸 앨범 5집 노래 ‘님’은 죽음을 알리는 듯하다. 김정호는 국악풍 곡조에 애절한 목소리로 절규한다. ‘간~다, 간~다 정든님 떠나간다’.

영화 '수상한 그녀'.

김정호는 사후에 다시 발견되는 가수다. 2011년 조관우는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국악 버전으로 ‘하얀 나비’를 리메이크했다. 2014년 영화 ‘수상한 그녀’에는 주인공 심은경이 ‘하얀 나비’를 부를 때 배경으로 우리 고난의 현대사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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