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기니비사우 쿠데타, 대통령 자작극이었나
임시 지도자가 대통령의 최측근

서아프리카 나라 기니비사우에서 현직 대통령과 군부가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가짜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 지도자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무효로 만들기 위해 군부 봉기에 대통령이 물러나는 시나리오를 사전에 짰다는 것이다.
기니비사우 군부는 28일 현 정권 퇴진과 1년간의 군부 과도 통치 방침을 발표하고 호르타 엔타 육군 참모총장이 정부 수반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26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우마로 시소코 임발로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한 뒤 사흘 만이다. 앞서 기니비사우에서는 23일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실시됐다.

그런데 개표가 진행되던 26일 군부가 “선거 조작 음모가 확인됐다”며 개표 중단을 선언하며 봉기했고, 대통령 해임과 국정 장악을 발표한 뒤 국경 폐쇄 조치를 취했다. 전형적인 군부 쿠데타로 알려졌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헌정 질서 훼손 시도를 멈추라”며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들은 통상 아프리카 국가에서 벌어진 쿠데타와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가짜 쿠데타’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선 임시 정부 지도자 엔타 총장은 축출된 임발로의 최측근이다. 임발로는 당초 군부에 체포·구금됐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인접국 세네갈 정부가 보낸 전세기를 타고 수도 비사우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세네갈 외무부는 임발로의 자국 도착을 확인했다.
그러자 야권을 중심으로 정권과 군부가 모의한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야권 후보 페르난두 디아스는 “임발로가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나의 당선을 막기 위해 군부와 쿠데타를 조작(fabricate)했다”며 “친위 쿠데타로 임시정부를 세우고 다시 선거를 치러 재집권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서 임발로와 디아스는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었다.
디아스는 쿠데타 직후 군부에 체포돼 이송 중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고, 야권은 정부와 군부가 모의한 친위 쿠데타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부는 선거 패배가 유력한 임발로가 강제 축출되는 상황을 연출해 안전한 퇴로를 열어줘 다시 권좌에 오를 여지를 남겼고, 현 정권은 당장의 정치권력을 넘기는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기니비사우는 역대 대통령(권한 대행·임시 수반 포함) 중 선거를 통해 정상적으로 집권해서 임기를 온전히 마치고 퇴임한 경우가 딱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정정이 불안한 나라다. 2022년 2월에도 쿠데타 시도로 추정되는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2023년 11월에는 쿠데타 시도가 무산되고 의회 해산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정치 혼란의 배경 중 하나로 마약이 꼽힌다. 기니비사우는 남미 코카인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마약 자금이 정치 부패와 군부의 탐욕을 부채질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니비사우가 위치한 사헬 지역(사하라 사막의 남쪽 가장자리) 일대는 최근 수년간 쿠데타가 연쇄 발생해 ‘쿠데타 벨트’라는 오명을 얻었다. 2020년 말리를 시작으로 기니·부르키나파소·니제르 등지에서 잇따라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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