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능가할 ‘권력 시녀’로 가는 경찰, 큰일이다

경찰이 지난 2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의 법정 모욕 사건에 대해 “중대 범죄”라며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행정처가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한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한 직후 바로 사건을 이관한 것이다. 이 사건은 변호인들의 법정 모욕 상황이 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따로 수사할 것도 없다. 법리만 적용해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무슨 대단한 수사가 필요한 것처럼 호들갑을 피운다.
경찰은 앞서 시민단체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장관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은 서초경찰서로 넘겼다. 이 사건은 검찰이 항소를 결정했다가 뒤집는 과정에서 정 장관 등 윗선의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하는 수사다. 이 대통령 최측근인 정 장관과 대통령실 등이 얽힌 사건이고, 직권남용은 수사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상위 기관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겨도 모자랄 텐데 오히려 수사 역량이 부족한 일선 경찰서에 맡겼다. 수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실제 고발인 조사만 하고는 공수처로 사건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수사해야 마땅한 사건은 일선 경찰서로 넘기고, 일선 경찰서에서 처리해도 충분한 사건은 서울경찰청으로 가져왔다. 기준은 단 하나, 권력 입맛대로다.
그런 경찰이 27일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세미나를 열었다. ‘중립성’이란 말이 나오나. 이들은 세미나 뒤엔 ‘총경회의 전시대’ 제막식이란 것도 열었다. 전 정부 시절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회의’에 참석했다가 좌천된 사람들 명예회복이라며 당시 회의 참석자와 지지자 등 364명의 이름을 명판에 새겨 배열한 작품을 전시했다. 당시 총경회의를 주도했던 사람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하기도 했다. 총경회의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찰관도 많이 있다.
현 정권 계획대로 내년에 검찰청이 폐지되면 수사권은 경찰이 거의 독점하게 된다. 경찰이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미 정권과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런 경찰이 앞으로 정권 비리를 수사할 수 있겠나. 검찰을 권력의 시녀라고 했다. 그런데 경찰은 그 몇 배 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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