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화재 中통치력 '시험대'로 번질 수도"

송태희 기자 2025. 11. 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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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파트 화재현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에서 77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로 홍콩 당국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현지시간 2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습니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은 특별행정구(SAR)이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통제 강화로 자치권은 약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홍콩의 중국화'가 가속화하면서 표현·집회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도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본토의 인력과 자본이 홍콩으로 들어오며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집값이 치솟은 데에 따른 홍콩인들의 불만이 컸습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에는 이러한 누적된 불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대형 화재참사 발생으로 중국 당국은 홍콩에 대한 통제는 강화했지만 정작 통치의 가장 기본인 민생안전에는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격이 됐습니다. 

가디언은 "70여 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화재가 베이징의 홍콩 통치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홍콩 주민들 사이에서는 화재 원인과 관련해 분노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치솟는 집값으로 재난에 취약한 밀집된 고층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홍콩의 주거 불안감을 건드렸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화재 참사가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변화해 온 중국의 홍콩 장악력에 대한 주요 시험대"라며 "대중의 분노가 건설사를 넘어 소방안전·건축물 규제 당국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으며, 이번 사건에 대한 광범위하고 공개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NYT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는 지역 중 하나인 홍콩에서 건물 안전 시스템이 이러한 취약성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재난이 부패와 책임회피의 결과가 아닌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홍콩 민주진영 인사들은 특히 부패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에밀리 라우 전 홍콩 민주당 주석(대표)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참사의 규모가 정부 감독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이 일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홍콩은 이런 곳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위법행위와 관련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은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가 참사 수습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시 주석이 "희생자와 순직 소방관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유가족과 피해 주민에게 위로를 전달하도록 지시했으며 홍콩 당국이 전력을 다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수색, 부상자 치료, 사후 수습 등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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