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장애로 시스템 먹통…"선물가격 알 수 없다" 대혼란

최만수/나수지 2025. 11. 28. 18: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거래 플랫폼 마비 사태는 사상 최악의 금융 인프라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4년에도 CME 농산물 선물 거래가 일시 중단된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사고는 주요 지수는 물론 국채, 금, 구리, 원유, 통화 등 핵심 상품 전반의 거래에 영향을 미쳐 피해규모의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CME그룹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마비…
주식·외환선물 한때 '올스톱'
나스닥·금·구리 거래 막히고
환율 업데이트도 한동안 멈춰
美 블프 단축거래 시점에 발생
시장 혼란 예상보다 클 수도

28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거래 플랫폼 마비 사태는 사상 최악의 금융 인프라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4년에도 CME 농산물 선물 거래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고는 주요 지수는 물론 국채, 금, 구리, 원유, 통화 등 핵심 상품 전반의 거래에 영향을 미쳐 피해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WTI, 59달러에서 거래 멈춰


이날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거래의 기본이 되는 가격 정보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이런 상태가 수시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브로커는 일부 상품을 거래 목록에서 제외해야 했고, 트레이더는 2000년대 이전처럼 자체 계산에 의존해 상품을 거래해야 했다. 로이터통신은 “기관투자가들이 가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매수냐, 매도냐를 정하기 힘든) 포지션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원유 선물 거래가 마지막으로 체결된 시점은 이날 오전 11시47분(한국시간)이다. ICE플랫폼에 따르면 근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59달러와 64달러에서 멈췄다.

선물은 금융시장의 핵심 거래 수단으로 금융사와 기업이 다양한 기초자산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또는 포지션 구축을 위해 사용한다. 이번 사태로 국채, 금, 원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에도 상당한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엔·달러, 유로·달러 등 외환 거래에서 파생되는 상품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ME 선물 기반 ETF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들은 이날 ‘ETF 기타시장 안내’ 공시를 통해 “낮 12시12분부터 기초지수 수신이 되지 않아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 산출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정 순자산가치와 시장 가격의 괴리율이 커질 수 있다”고 알렸다. 국내에서 이런 공시를 한 ETF는 26개로 집계됐다. S&P500 선물, 골드 선물, 미 국채 선물, 원유 선물 등 CME에서 거래되는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가 모두 영향을 받았다.

CME 플랫폼 마비는 이날 새벽 발생했다. 뉴욕 주식시장이 27일 추수감사절 휴장 후 개장을 앞둔 시점이다. 금요일인 블랙프라이데이는 평소보다 거래 시간이 단축되고 거래량도 줄어든다. 이런 시점에 선물시장이 마비된 것이다. 크리스토퍼 포브스 CMC마켓 아시아·중동지역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이런 광범위한 거래소 장애는 본 적이 없다”며 “(뉴욕)시장이 재개될 때 상당한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사고가 금융시장 마비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은 28일 기술적 문제로 거래가 중지됐다고 공지했다. /CME 제공

CME그룹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다. 주식과 채권부터 통화, 원자재,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군을 아우르며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을 거느리고 있어 연쇄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CME에서 처리되는 계약만 하루평균 2830만 건에 달한다.

이번 사고는 CME그룹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서버가 과열되고 시스템이 다운됐다. CME 대변인은 “기술 지원팀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간 외 거래 관련 세부 사항이 확인되는 즉시 고객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애가 해결된 이후에도 영향을 받은 계약의 가격 움직임이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CME가 전자거래를 중단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기술적 문제로 CME 전자거래 시스템 일부가 중단돼 농산물 계약이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스위스증권거래소(SIX)가 데이터 전송 문제를 겪으며 주식, 채권, ETF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

CME 플랫폼 마비가 인프라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 만큼 이와 비슷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에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셧다운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는 꾸준히 있었다”며 “데이터센터 한 곳의 설비 고장만으로도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동시 정지시킬 수 있는 시스템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만수/나수지 기자 bebop@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