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매력에 외국인이 담는 LG그룹주… LG전자는 안 보이네
반도체 차익 실현 후 저평가 종목 ‘줍줍’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14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사이 LG그룹주는 오히려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LG그룹주에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LG그룹 주식만 3개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씨엔에스(1526억원)다. LG화학(1377억원)과 LG이노텍(1003억원)이 뒤를 이으며 각각 순매수 4, 5, 8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575억원으로 순매수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상황에서 기업별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한 전략보다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종목 위주로 순환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14조1659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8조7309억원, 2조2292억원씩 내다 팔았다.

LG그룹의 주요 사업 부문은 전자, 통신·정보통신(IT), 화학·전지, 생활용품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그룹주는 우선주를 제외하고 LG, 디스플레이, 생활건강, 씨엔에스, 에너지솔루션, 유플러스, 이노텍, 전자, 헬로비전, 화학 등 10개다. 외국인들은 순매수 상위 4종목 외에도 LG유플러스(103억원)와 LG전자(18억원)를 순매수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았다.
반도체주가 주춤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LG그룹주를 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9~10월 두 달간 108%, 54%씩 급등했는데, LG화학·이노텍은 43%, LG에너지솔루션은 34% 상승하는 데 그쳤다. LG씨엔에스는 반대로 2.5%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종목으로 수익을 실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정을 받은 종목이나 상승 여력이 있는 업종으로 리밸런싱(구성 종목 조정)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순매수 상위 LG그룹주들은 이달 1.7~12.5% 주가가 내렸는데, 외국인들이 향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매수했다는 의미다.
LG그룹의 화학·전지 부문 중심의 대규모 투자 기조도 외국인의 관심을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화학·전지 부문 투자 비중은 전체 그룹의 약 70%를 차지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선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그룹의 8개 상장사는 28일 일제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을 공시했다. 지주사인 LG는 내년 상반기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고, LG전자 역시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올해에만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이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중간배당도 활발하게 실시됐다. LG는 지난 9월 1542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LG그룹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겠다고도 밝혔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구체적으로는 ▲LG전자가 2027년까지 10% 이상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15% 이상 ▲LG화학(에너지솔루션 제외)은 2028년까지 10% 이상 ROE 달성을 목표로 한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의 경우 화학·전지 부문 중심의 대규모 투자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은 올해 들어 완만한 회복세”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화학 부문에 연간 1조원 수준의 설비투자 비용이 드는 점은 부담이라고 짚었다. 공 연구원은 “LG화학은 누적된 재무 부담에 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재무관리를 추진 중”이라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과 관련한 설비 통합·감축 여부와 재무구조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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