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청주 실종여성’ 사건, 영구 미제될 뻔했다…신고에도 하세월한 경찰
3주 뒤 김씨 불러 참고인 조사
도로 CCTV 영상 보관기한 만료
![시신이 발견된 저수조 [독자 제공=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dt/20251128162428798mjtt.png)
‘청주 장기실종 여성 살해 사건’은 자칫 영굴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이었다. 유족들의 용의자 지목에도 하세월로 시간 허비한 경찰, 영상 보관기간이 이미 끝난 CCTV 등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와 허점 투성이 수사로 인해서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살인범 김모(50대)씨는 실종자의 전 연인으로, 유족들로부터 해를 가했을 수 초기 진술이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정작 김씨를 불러 조사한 것은 실종 3주가 지나서였다.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한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렸지만, 도로 CCTV 영상 보관기한이 이미 만료돼 핵심단서가 될 실종자 차량의 행적이 미궁에 빠지기도 했다.
경찰에 A씨의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지난달 16일이었다. 당시 A씨의 자녀는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A씨는 신고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쯤 청주 옥산면의 회사에서 SUV를 몰고 퇴근한 뒤 행방불명됐다. A씨의 차량은 실종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진천군 모처에서 행적이 끊겼고,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A씨 가족들은 사건 초기에 경찰에 “A씨가 전 연인 김씨와 자주 다퉜다. 김씨가 해를 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씨가 극단 선택을 했을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인 데도 경찰은 A씨의 실종 사건을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범행 가능성을 우려한 김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무려 3주나 지난 뒤였다.
김씨는 실종 당일 A씨 주변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알리바이가 없었다. 그는 당일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진천 소재 폐기물 업체에서 퇴근한 뒤 이튿날 오전 5시가 넘어서야 귀가했고, 10분 만에 다시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미심쩍은 행적을 캐묻는 경찰에게 김씨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경찰은 뒤늦게 김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을 했고, 그 결과 사전에 도로 CCTV 위치를 검색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뒤늦게 부랴부랴 전담수사팀을 꾸린 경찰이 이번에도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너무 지체한 탓에 A씨 차량 동선을 파악할 만한 도로 CCTV 등의 영상보관 기한이 만료된 것이다.
초동수사 때 차량 추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경찰은 A씨 차량의 번호판만 추적했는데, 정작 김씨는 범행 후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달고 이동했기 때문에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사팀은 뒤늦게 확보할 수 있는 일대 도로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해 A씨 차량과 같은 차종의 SUV를 걸러내고, 그 행적을 좇았으나 소득은 이 역시 제한적이었다. 실종 이튿날인 지난달 15일 오전 3시 30분께 청주 외하동의 한 도로에서 A씨 차량의 모습을 추가로 발견했지만, 더 이상의 행적은 파악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이 영구 미제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은 이 시점에서였다. 아무리 김씨의 행적에 의문점이 많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검거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차량의 행적이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에서 함부로 김씨를 검거했다간 금세 풀어줘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난 24일 김씨 거래처인 진천의 한 업체에서 무려 실종 40일 만에 문제의 SUV가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이 차량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섰고, 이틀 뒤인 26일 김씨가 SUV를 몰고 이동하는 장면을 포착해 당일 그를 긴급체포했다.
이어 SUV 내에서 혈흔과 인체조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김씨를 추궁했고, 그는 결국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27일에는 김씨가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한 음성의 한 거래처 폐수처리조에서 마대에 담긴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A씨 실종사건이 접수된 지 44일 만이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A씨 실종 직후 수일에 걸쳐 해당 업체를 방문한 정황을 파악했으나, 단순히 거래처를 방문한 것으로 보고 범행 관련성을 크게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씨가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하지 않았다면 ‘시신 없는 살인 사건’으로 남을뻔 했던 사건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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