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1위’가 말하는 변화… 여행은 결국 ‘기억으로 평가되는 시대’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1. 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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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데이터 기반 첫 국가 단위 관광지 조사
‘자연’이 강한 제주에도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전경. (정연욱 의원실 제공)

부산 수영구 광안리가 여행자의 감정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국 1위 관광지에 올랐습니다.

‘얼마나 붐볐는지’가 아니라, 그곳에서 보낸 하루가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를 평가한 첫 조사입니다.

관광의 기준이 눈에 보이는 ‘규모’에서 여행자의 ‘정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제주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변화로 읽히고 있습니다.
자연 인프라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순위에서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 여행자의 감정이 만든 첫 번째 1위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실은 28일, 야놀자리서치가 전국 229개 지자체 1만 6,745개 관광지를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언급량과 긍정 감성 비율을 5:5로 반영해 발표한 ‘여행자 감성평가 기반 한국관광지 500’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광안리해수욕장은 1위, 해운대해수욕장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결과가 단순히 바다 풍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해변에 도착하기까지의 편안함,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 밤 시간대의 여유, 주변 상권의 분위기까지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고, 그 경험이 여행자의 긍정 감정으로 오랫동안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정 의원은 “광안리의 1위는 관광 순위를 넘어,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좋았다는 여행자의 기록이 쌓인 결과”라며 “도시는 시설보다 기억되는 분위기에서 힘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 제주는 여전히 상위권… 그러나 새 기준이 제시한 질문도 분명

제주는 이번 평가에서도 상징적인 관광지들이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성산일출봉 10위, 우도 11위, 협재해수욕장 50위, 섭지코지 58위, 곶자왈도립공원 63위, 함덕해수욕장 75위, 쇠소깍 82위, 중문관광단지 84위, 비양도 85위 등이 100위 안에 들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강한 위상을 증명한 셈입니다.

그러나 감정 기반 평가는 자연의 크기보다 그 자연을 향해 가는 하루의 흐름이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주의 경우 목적지의 아름다움은 압도적이지만, 이동 과정의 혼잡도, 렌터카 중심의 피로도, 특정 스폿에 사람과 소비가 집중되는 문제 등이 감정 점수에서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즉, 이번 평가는 제주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잠재력이 훨씬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는 지점을 정확히 보여준 조정표에 가깝습니다.

■ 정책 기준도 달라졌다… “얼마나 왔나”보다 “어떤 하루였나” 무게

야놀자 측은 이번 조사에서 전체 1만 6,000여 개 관광지 중 자연 경관형 관광지가 4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연이 여전히 한국 관광의 핵심 자산이지만, 이제는 그 자연을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게 했는지가 순위를 가르는 기준으로 부상했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관광정책의 판단 기준도 단순 방문 증가율이나 숙박 통계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자가 남긴 감정 데이터, 체류 동선의 부드러움, 마을·상권·지역 콘텐츠와의 연결성, 재방문 의사 등 ‘경험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광안리 사례 역시 특정 해변의 승리가 아니라, 여행자의 하루가 지역 브랜드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산과 제주의 서로 다른 여행 경험을 보여주는 장면.


■ 제주가 지금 서둘러 확인해야 할 지점은

제주는 자연만 놓고 보면 이미 완성형입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감정 기록이 정책과 산업의 기준으로 떠오르는 순간, 자연의 크기만으로는 순위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지금 제주가 직면한 질문은 훨씬 더 구체적입니다.

풍경으로 향하는 하루가 얼마나 부드럽게 이어지는지, 렌터카 중심 이동의 피로도를 어떻게 줄일지, 마을 단위의 체류 경험과 지역 상권·로컬 문화가 여행자의 하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지.

이런 과정들이 감성 평가에서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요소로 지목됩니다.

관광 전문가들은 “자연이 완성형인 지역일수록 이제는 그 자연을 둘러싼 하루의 설계가 경쟁력”이라며 “제주는 감정 기반 평가에서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의원실 제공)


■ “지역마다 자원이 달라…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정연욱 의원은 이번 평가 흐름을 두고 “감정 기반 평가는 지역별 자원이 어떤 방식에서 힘을 발휘하는지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안리에서 나타난 흐름은 특정 지역만의 모델이 아니며, 각 지역은 자신이 가진 자원에 맞는 방식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제주처럼 자연 자원이 강한 지역일수록 여행자의 하루 흐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감정의 기록이 지역 브랜드를 결정하는 시대인 만큼, 각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경험으로 번역하느냐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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