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피격 사건 빌미로 더 독해진 트럼프 ‘반이민’···합법 이민도 공격

정유진 기자 2025. 11. 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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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차단→불법 이민 이어 공세 확대
‘우려국가 19곳’ 출신 영주권 재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미 장병들과의 화상 통화에서 2021년 미 군용기를 타고 아프간을 탈춣하는 아프간인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코앞에서 발생한 주방위군 피격 사건을 빌미로 ‘반이민’ 고삐를 더욱 강하게 틀어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국가’ 출신에게 발급된 영주권을 모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경에 장벽을 쌓는 것으로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미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미등록 이민자 강제추방으로 확대됐고, 이제는 심지어 합법적 이민자까지 공격 범주 안에 포함한 것이다.

조세프 에들로 미 이민국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모든 ‘우려 국가’ 출신 외국인의 영주권에 대해 전면적이고 철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애들로 국장이 말한 ‘우려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미국 입국 금지·부분제한 대상국으로 지정한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미얀마·리비아·아이티·소말리아·수단·베네수엘라 등 19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방위군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아프간 출신이란 사실이 확인된 후 “이곳(미국)의 일원이 되지 않거나, 우리나라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 왔건 간에 추방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 때 아프간에서 들어온 모든 외국인을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전 정부 때 제대로 심사를 거치지 않은 2000만명의 외국인이 우리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한 모든 망명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리샤 맥래플린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망명 신청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한 바이든 행정부 아래 승인된 모든 망명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메시지 직후 아프간 출신 이민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이미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이민국에서 고위 관리직으로 근무했던 더그 랜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19개 우려국가 영주권 재검토 방침에 대해 “출신 국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을 두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이는 국가 안보 심사를 통과한 후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합법적 이민에 대한 공격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총격범인 라마눌라 라칸왈을 “괴물”로 표현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머무르는 사람들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는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라칸왈의 아내와 자녀 등 가족을 추방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 피난 온 아프간 협력자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아프간대피’(#Afghan Evac)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총격이 아프간 사회 전체를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탈레반에 맞서 미군과 함께 싸운 아프간 구성원을 처벌하기 위해 이번 총격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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