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폭발할 것" 시민단체 10곳 민주당 '허위조작 근절법' 반대
"언론 감시·비판 기능 위축시킬 것" 10개 단체 국회에 법안 철회 요청… 인터넷신문협회·신문협회도 문체부에 반대 의견서 전달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참여연대 등 10개 시민단체가 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안이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기보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담겼다.
디지털정의네트워크·미디어기독연대·언론개혁시민연대·오픈넷·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참여연대·커뮤니케이션법연구소·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한국여성민우회 등 10개 단체는 지난 27일 “허위조작정보의 폐해를 막기보다 오히려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 등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다.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을 해할 의도로 손해를 가한 경우 최대 5배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기사의 근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개정안이 '타인을 해할 의도'가 있다고 추정하기 때문에 언론의 권력 비판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체들은 “(개정안이) 징벌배상의 요건인 '악의'(타인을 해할 의도)를 8가지로 제시하며 게시자의 입증책임을 강화했다. 이렇게 되면 언론의 탐사보도, 권력자에 대한 의혹 보도 등 언론의 비판, 감시기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단체들은 개정안이 불법정보를 '반복적으로 또는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신체적 조건 관련 폭행·협박·명예훼손·모욕 또는 증오심을 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넓게 정의해 자의적 판단에 따른 삭제 남발이 우려된다”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악용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현 방미심위) 국가 검열 우려가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단체들은 “국가 주도로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법으로 기능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너무 많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에 허위정보, 허위조작정보 등의 신고가 들어오면 삭제, 계정정지 등의 권한을 부여했는데 이는 오히려 무차별 삭제, 계정정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단체들은 “민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언론과 유튜버들을 상대로 한 불법, 허위정보 시비와 손해배상청구 등의 소송전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언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시민사회단체, 언론미디어단체 및 전문가 등 각계의 우려를 숙고하여 법안을 전면 철회하고,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국내 내용규제 체제를 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민주적인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여는 것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인터넷신문협회도 문화체육관광부에 망법 개정안 관련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신협은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해 법적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며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개정안은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더라도,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면 '허위정보'라고 규정했다. '허위조작정보'는 “허위정보 중 타인을 해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정보”라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해 인신협은 “손해액 증명 없이 최대 5000만 원의 법정손해액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과도한 제재”라며 “특히 소형 언론사와 개인 게재자에게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손해배상 원칙과 비례성을 벗어난 징벌적 제재는 언론과 표현 활동 전반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한국신문협회도 문체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신문협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예훼손 및 표현의 영역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사법 체계의 기본 정신인 '실손해 배상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이미 형법상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부과할 경우 이중 제재가 돼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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